3번이 없는 이유

유정희 기자 2025. 6. 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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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선을 며칠 앞둔 어느 오후, 33개월 된 아들과 산책을 하는데 아들이 선거벽보를 보고 묻는다.

"3 어딨지?" 이제 겨우 숫자를 읽는 아들이 순서상 있어야 할 3번의 부재에 순수한 궁금증을 품는다.

조금 머뭇거리던 나는 "3번이 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그래"라고 답했다.

그때는 빈 번호 없이 순서대로 이어진 후보들을 보며 또 물어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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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선을 며칠 앞둔 어느 오후, 33개월 된 아들과 산책을 하는데 아들이 선거벽보를 보고 묻는다.

"3 어딨지?" 이제 겨우 숫자를 읽는 아들이 순서상 있어야 할 3번의 부재에 순수한 궁금증을 품는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떻게 쉽게 설명해 줘야 할까. 세 돌도 안 된 아이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오은영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국회 원내 제3당인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서 그렇다고 이야기해 줄까? 

조금 머뭇거리던 나는 "3번이 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그래"라고 답했다.

정치는 우리 삶에 관한 것이고,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이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해 보는 경험은 아이에게 엄청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부모의 일방적인 의견이나 가치관을 강요하거나 감정을 앞세워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다면 아이는 정치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게 된다고 한다.

아직 부모로서의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이는 대통령과 선거의 개념을 알지 못하고, 나는 일방적일 수도 있고 감정적일 수도 있다. 그때는 빈 번호 없이 순서대로 이어진 후보들을 보며 또 물어보려나. 

다원화된 현대사회는 양당체제가 아닌 다당체제가 바람직하다. 다양한 정책을 통해 합의 민주주의를 이끌어 내도록 이를 위한 사회적 가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 그때는 부모와 아이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1년 뒤면 지방선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1년 더 성장한 부모로서의 나와 아이는 정치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한참 고민해 보니 그저 내 아이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선거를 경험하면서 이리저리 흔들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정치적 견해를 갖고 살아가는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성장의 바탕은 부모와 나누는 대화는 물론 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 속에도 있을 것이다. 바른 바탕의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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