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 원도 못 벌어요" 위기의 인천 지하상가
제물포 공실률 42%로 더 심각 유동인구 늘릴 실질 대책 절실

"요즘은 하루에 몇 명이 가게 앞을 지나가는지 셀 수 있을 정도죠. 오가는 사람이 아예 없어요."
2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부평역 지하상가. 점심시간이 임박한 때였으나 군데군데 점포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밝아진 조명과 반짝이는 바닥에서 리모델링 흔적은 보였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없었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여성 잡화를 판매한 김모(45)씨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장사가 안 된다"며 "늦게 열고 일찍 닫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한때 '부평역 상권의 심장'이라 불리던 지하상가는 최근 유동인구 급감으로 급속히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 시가 지난 4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부평역세권 5개 지하상가(부평대아·부평중앙·신부평·부평시장·부평역) 전체 1천354개 점포 가운데 12%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공실 72곳(5.3%), 휴업 91곳(6.7%)이었다.
김 씨는 "장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게 조용한 거리다"라며 "예전엔 점심시간이면 정신이 없을 만큼 북적였지만 그런 모습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라고 덧붙였다.
동인천권역(새동인천·인현·동인천·신포·중앙로) 상황도 좋지 않다. 733개 점포 중 공실 86곳(11.7%), 휴업 58곳(7.9%) 등 다섯 곳 중 하나꼴로 불이 꺼져 있다. 특히 제물포·배다리 지하상가는 126개 중 공실이 무려 42%나 돼 적막감마저 감돌 정도다.
한때 활기가 넘쳐흘렀던 지하상가의 이러한 침체는 코로나19 여파와 소비 패턴 변화, 소형 점포 구조 등 복합적 요인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점포 중 상당수가 3.3㎡ 남짓의 비표준형 소형 점포로 입찰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점을 운영하는 이모(53)씨는 "하루 매출이 1만 원이 안 될 때도 있다"며 "그렇다고 폐업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상인들은 "리모델링보다 유동인구를 늘릴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지하상가 활성화 협의회를 통해 공실 점포 공개입찰 확대, 사용료 감면·관리비 지원, 노후 시설 개선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공실은 입찰로 해소 중이고, 휴업 점포는 행정 개입이 제한적"이라며 "상인 부담을 덜기 위한 재정 지원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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