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찍힐라… 美대학, ‘팔 지지’ 학생 잇단 징계
“행사 방해” 학위수여식 참석 금지시켜
조지워싱턴·뉴욕대 등도 유사 조치
대학들 “정부 표적 안 되게 고민 중”
하버드대 압박 보며 대책 마련 나서
美정부, 캘리포니아주립대와도 소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대학 사회에서 학생들의 친팔레스타인 ‘폭탄 발언’이 분출하는 가운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연설을 한 학생의 학위수여식 참석을 막는 일이 일어났다. 미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잇단 친팔레스타인 발언을 관리하면서 정부의 압박을 피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MIT 졸업생 회장 메가 베무리가 졸업식 행사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연설을 한 뒤 학위수여식 참석을 금지당했다고 보도했다. 베무리는 지난달 29일 열린 졸업식에서 팔레스타인 연대의 상징인 케피예를 몸에 두른 채 연설했다. 그는 “여러분은 MIT가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을 원한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대학이 소속 학생의 돌발적인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제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조지워싱턴대(GWU) 졸업식에서는 세실리아 컬버가 졸업 연설에서 “내 학비가 집단학살에 쓰인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면서 대학 측이 가자지구 전쟁 관련 친팔레스타인 활동을 억압한 것을 꼬집었다. 이에 GWU 측은 “(컬버가) 부적절하고 부정직한 행동을 했다”며 “대학의 모든 캠퍼스와 행사에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욕대(NYU)에서도 지난달 16일 졸업식 연설에서 “미국이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공모했다”고 말한 졸업생 로건 로조스가 졸업장 발급을 보류당했다.
미국 주요 대학들은 하버드대에 가해지는 정부 압박이 자신에게도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CNN은 지난달 31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측과 일부 대학 총장 등이 비공개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대학 내 반유대주의 감시가 불충분하다며 대학 압박 전략을 설계한 장본인으로 꼽힌다.
백악관과 접촉한 대학들은 “행정부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고민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는 협약에 나선 대학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주요 대학 이사는 “우리는 그들의 ‘모범 학교’가 되려는 의향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 지도부를 워싱턴으로 불러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하도록 주도하는 기관은 법무부에 꾸려진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TF)이다. 이 TF는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레오 테렐 법무부 선임고문이 이끌고 있으며, 밀러 부비서실장도 의사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이어 캘리포니아주립대(UC) 시스템과도 반유대주의 관련 소송전에 돌입했다. 테렐 고문은 지난달 27일 폭스뉴스에서 “UC 등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이 있을 것”이라며 증오범죄 혐의 제소를 예고했다. 레이첼 젠츠 UC 대변인은 이에 “반유대주의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해결하고, 반격하고, 근절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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