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대내외적 충격을 넘어서기 위하여
2025년은 대내적 충격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의 계엄은 연말과 연초 대중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윤석열 씨에 대한 탄핵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혼란은 계엄의 충격을 지속시켰다. 그 와중에 대외적 충격이 세계를 강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보편관세 부과는 제조업 산출 수출 설비 투자에 충격을 줬다. 그 결과 우리 경제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과 KDI는 지난달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대로 낮췄다. 올해 초 성장률 전망 수정(1.5%)에서 0.7%포인트 더 낮아진 수치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엄 발표 이후 100을 상회하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2월 86까지 떨어졌으며 5월에 이르러서야 계엄 이전 상태로 회복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로 인해 대미수출뿐만 아니라 대중국, 유럽 수출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수출비중이 가장 큰 상황에서 제조업의 위축은 피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중국의 산출을 줄이고 이는 다시 중국과 유럽으로의 한국산 중간재 수출을 어렵게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특성상 미국의 관세 장벽과 그로 인한 수출 정체는 우리기업들의 투자율 상승을 억제할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5년간 기업들의 국내 투자율 상승세는 꾸준히 감소했고,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연구개발투자가 증가해도 설비투자는 정체했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경기가 좋아졌지만 기업들은 신규 설비투자보다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높여 대응해 왔다. 2022년 잠시 제조업의 고용 증가가 나타났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제조업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상품수지는 여전히 흑자이지만 이것은 수입 수요의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이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은 내수 진작뿐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0.25%p 내렸다. 지난해 고점대비 1%p 감소한 값이다. 환율이 낮아지고 물가가 안정되면서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조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한정 이자율을 낮출 수 없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투기수요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이다. 이자율 하락, 주택가격 상승, 건설투자 증가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의 효과는 있지만 그 후과는 좋지 않다. 가계부채 상승, 가계 소비 감소, 자산 격차 심화 등 부정적 영향이 만많치 않다.
자산 시장을 둘러싼 투기 열풍을 줄이면서 내수 시장을 촉진할 수단이 강구돼야 한다. 새 정부는 계획된 공공부분 건설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공임대주택 총 25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며 그 중 14만호 추가 건설의 인허가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공공임대주택 조기 착공은 침체된 민간건설 경기를 부양하고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의 안정화 효과도 있다. 기타 건설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 지출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민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소비쿠폰이나 지역화폐 발행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들 정책수단은 가계 실질소득을 증진시키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소비쿠폰을 모든 가계를 대상으로 지원할 것인가 소득 수준별 제한을 둘 것인가는 정치권이 결정하도록 남겨두자. 현재는 무도한 계엄, 탄핵 과정의 국론 분열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고 골목 상권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필자는 지역화폐 보다는 소득에 따라 소비쿠폰을 차등 지급 하는 것을 선호한다. 중앙정부 지자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소비촉진을 위한 정책은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13조8000억 원의 추경예산이 결정된 이후 12조 원을 조기집행 하겠다고 했다. 초미니 추경이다. 이에 반해 대선 후보들에 따라 30조 원 내외의 추가 추경을 공약했다. 대선 후 2차 추경이 공약대로 이뤄진다면 0.25%p 내외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추경은 정부 적자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지금 경제상황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1.6%)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경제성장률이 회복되면 정부의 부채부담은 관리가능하다. 정부 부채의 절대액은 증가하더라도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수기반이 확대되면 정부의 이자부담은 감당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정적자를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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