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적자가 인플레이션 유발… “최악 땐 국가 파산 가능성”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악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도 지출증가를 감당하지 못해 정부가 파산하는 ‘롤오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프란체스코 비앙키(Francesco Bianchi)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BOK국제컨퍼런스’ 세번째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비앙키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인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지출 확대가 물가에 초래한 영향을 재정적 물가이론(FTPL)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재정적 물가이론이란 인플레이션을 통화량 같은 통화적 요인보다 정부의 재정 적자와 같은 재정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실질 부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는 재정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비앙키 교수의 분석 결과, 팬데믹(pandemic·대유행) 기간동안 늘어난 정부지출의 80% 이상이 조세인상이나 미래의 정부지출 삭감 등의 전통적 재원 조달 방식이 아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의 실질가치를 줄이는 방식으로 충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앙키 교수는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고(高)인플레이션 현상이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당시 대규모 재정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앙은행이 개입할 여지가 줄었고, 부채는 빠르게 늘면서 물가 압력과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재정정책이 옳았느냐고 질문한다면,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초저금리 등 통화정책 수단이 이미 많이 소진된 상황에서 재정정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이 투입됐다”고 진단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사키 비지오(Saki Bigio) UCLA 교수는 정부지출이 급증한다면 인플레이션으로도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지오 교수는 “(정부지출 증가로)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채권 보유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면서 “만약 채권 투자자들이 갑자기 미국 국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롤오버 위기(만기 도래 채무를 연장하지 못하는 상황)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비앙키 교수도 “몇년 전보다 롤오버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재정당국이 이전보다 지출을 더 늘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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