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계엄 나흘 뒤 김성훈에 “비화폰 조치해야지?” 삭제 지시···김성훈 측 “비화폰 삭제, 무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전 차장에게 12·3 불법계엄에 관여한 군 장성들의 비화폰을 “조치하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처음 드러났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최근 증거 인멸 등과 관련해 김 전 차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6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사용자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된 정황을 확인해 증거인멸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6일 홍 전 차장은 정보위에서 “계엄 당일 오후 10시53분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때문에 이 발언을 인지한 경호처가 누군가의 지시로 비화폰 정보를 삭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차장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6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화 기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비화폰 서버 기록이 지워진 뒤에 보고받았다는 게 김 차장의 주장이다.
김 차장은 다음날인 12월7일에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두 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는 비화폰 서버 기록에도 남아있다. 윤 전 대통령은 첫 통화에서 ‘서버 관련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 묻고, 두번째 통화에서는 “수사받는 사람들 비화폰을 그렇게 놔둬도 되는 건가. 조치해야지? 그래서 비화폰이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비화폰에 ‘보안조치’를 하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시는 경호처 실무진의 반발로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장 측은 “지난해 12월7일에 김 전 차장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은 맞지만, 이에 따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통화 기록을 통해 오히려 결백함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 측은 2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당시 경호처의 총 책임자는 경호처장이었다”며 “지난해 12월6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비화폰 정보 삭제와 관련해서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차장의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재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삭제하라’ 등의 명확한 지시가 없더라도 ‘통화 기록이 남아있는 서버’에 관한 질문과 ‘수사받는 사람들의 비화폰을 조치하라’는 지시가 합쳐진다면 증거 인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일부라도 증거가 인멸됐다면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판례를 보면 자신에 혐의에 대한 증거를 타인을 시켜 인멸하려 한 경우에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북한 무인기 침투사건’ 대학원생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 [속보]대통령 ‘의지’ 통했나···강남3구·용산 아파트값 2년 만에 꺾였다
- 이 대통령 지지율 67% 최고치…국민의힘 17%, 장동혁 취임 후 최저치 [NBS]
- “불판에서 불이 팍”···서울 시청역 인근 식당 화재 3시간 반 만에 완진
- 이 대통령의 경고 “불법 계곡시설 은폐 공직자들, 재보고 기회 놓치면···수사·처벌”
- 검찰,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신상공개 검토···피해자 측도 “신상 공개해야”
- 혜은이 ‘피노키오’ 만든 김용년 작곡가 별세…향년 82세
- 스크린골프장 비용 오르나···대법 “골프코스도 저작물” 골프존 소송 파기환송
- 조희대 대법원장, ‘노태악 후임’ 선관위원에 천대엽 대법관 내정
- 파리바게뜨, 3월13일부터 ‘빵’ 100~1000원 ‘케이크’는 최대 1만원 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