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어반복에 그친 '세종 행정수도' 대선 공약

2025. 6. 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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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경. 연합뉴스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의 세종 행정수도 완성 대선 공약이 사실상 동어반복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모두 국회 완전 이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대통령 제2 집무실 건립 얘기를 입에 올리며 세종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것은 맞는다. 그런데 그 정도 언급은 이전에 치러진 여러 선거에서도 공약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단골 메뉴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거듭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과거 선거 때와 다를 바 없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치가 낮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국회 이전 문제만 해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전향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후보의 경우 지난달 31일 세종시 나성동 유세에서 "국회 본회의장도 (세종으로) 옮겨오고"라고 발언했을 뿐 당선되면 임기 중 어떻게 해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김 후보의 1일 세종 행정수도 관련 방송 연설 발언도 원론적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회 완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지난 총선 공약의 대선 버전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원포인트 개헌이라고 하겠다고 배짱 있게 나와야 했는데, 하나같이 몸을 사렸다.

대통령 집무실 관련 공약도 막연해 보인다. 이 후보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대통령실을 옮길 것"이라고 했고, 김 후보는 이미 건립이 확정돼 추진 중인 대통령 제2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 말은 대통령실을 아예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는 뜻으로 들리지만 '국민적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달아 놓는 방식을 취했다. 무난한 화법이지만 변별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예상컨대 누가 당선돼도 임기 5년 내내 세종에서 집무할 여건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인지 이 후보는 청와대를 고쳐 쓰겠다고 하며, 김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을 그대로 활용한다고 한다. 세종 집무실 이슈를 선거 소재로 활용하면서도 세종에 내려와 집무할 생각은 없음을 방증한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해 이번 대선에서만큼은 완성도 높은 공약을 기대했지만, 누구도 정공법으로 돌파하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 2년 후 총선 때에도 제자리에서 맴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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