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 20분 휴식 의무' 규칙이 사라졌다···그 뒤엔 규개위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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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는 평년보다 5일 앞당긴 5월 15일부터 가동됐다.
그런데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가 4, 5월에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던 '폭염 시 2시간마다 20분 휴식' 의무 기준을 없애도록 압박하면서, 무더위 본격화를 앞두고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 안전을 담보할 정부 규칙 시행이 사라져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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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개위의 폐기 압박으로 폭염 앞두고 삭제
노동계, "죽으라는 건가" 규개위 강력 비난

올해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는 평년보다 5일 앞당긴 5월 15일부터 가동됐다. 그만큼 무더위 공포가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가 4, 5월에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던 '폭염 시 2시간마다 20분 휴식' 의무 기준을 없애도록 압박하면서, 무더위 본격화를 앞두고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 안전을 담보할 정부 규칙 시행이 사라져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고용부는 지난 1월 22일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과 사업장 내 온도계 비치, 폭염 시 조치사항 기록, 냉방시설 설치 등 의무조항을 담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입법예고했다. 폭염 관련 노동자 보호 대책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그런데 4월 25일이 돼서야 규개위에서 '20분 휴식 조항'에 대해 노동자의 건강 장해 예방에 실효성이 있는지 명확지 않고 중소 사업장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철회를 권고했다. 고용부가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규개위는 5월 23일 다시 철회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관련 규칙안이 폐기됐다. 휴식 조항뿐만 아니라 온도계 비치, 냉방시설 설치 의무 등 기타 안전조치 조항들도 시행이 유보됐다. 규칙을 다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고용부 관계자는 "규개위 권고를 부처에서 자의적으로 수용할지, 말지 결정할 수 없다"며 "우선 해당 조항을 포함한 온열질환 예방지침을 사업장 자율점검 항목에 포함시켜 행정지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부처가 세운 노동자 보호 조치가 규개위의 개입으로 좌절되고,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자율 점검으로 바뀐 셈이다.
고용부는 이날부터 20일까지 3주간 폭염 고위험사업장 6만 개를 대상으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에 대한 자율 개선 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5대 기본 수칙은 그늘막 설치, 작업시간 조정, 냉각조끼 보급, 체감온도 31도 이상에선 적절한 휴식 보장 및 33도 이상 시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 시간 보장 등이다.


"벌써부터 폭염 기승…노동자 쓰러진다"

노동계의 반발은 거세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개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물류센터 현장은 벌써부터 더위와 습기가 기승"이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덥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폭염에 쓰러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회 건설노조 경인건설지부장은 "건설노조가 여름철 현장에서 측정한 체감온도는 기상청 발표보다 평균 6.2도 높았다"며 "규개위는 폭염에 노동자가 쓰러져 죽으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새로운 정부에서 즉각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주요 대선 후보 중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만이 폭염 관련 노동자 안전 대책을 공약에 담고 있다. 권 후보는 폭염 시 야외작업 등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강화를 약속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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