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까지 전력 구상했던 이승엽 감독…키움전 2연패가 결정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일 스스로 지휘봉을 반납한 이승엽(4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전 감독은 사퇴 하루 전인 1일까지만 해도 '6월 대반격'을 기대하며 전력 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이 전 감독은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3일로 잡힌 에이스 곽빈(26)의 복귀전 구상을 밝혔다.
"곽빈의 투구 수는 70개 전후로 본다", "홍건희는 2군에서 연투를 한 차례 소화하고 몸에 이상이 없으면 복귀한다" 등 부상 때문에 개막을 함께하지 못한 선수들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또한 이 전 감독은 "홍건희도 좋아졌고, 이병헌도 좋아졌고, 이유찬도 곧 2군에 합류해서 복귀를 준비할 것이다. 5월에는 아쉬운 패배가 많았지만, 6월은 새로운 마음으로 해서 진짜 반등하겠다"고 '6월 대반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의 이러한 구상은 키움전 2연패로 신기루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두산 구단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성적에 책임을 느끼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의 현재 성적은 23승 3무 32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두산은 시즌 개막에 앞서서 곽빈과 홍건희 등 마운드 주춧돌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 선수의 활약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치명타가 된 것은 키움전 2연패다.
두산은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에 처진 키움과 3연전을 통해 중위권 싸움에 재진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일단 지난 달 31일 3연전 첫 경기는 승리로 장식하고 키움을 10연패에 빠뜨리면서, 계획대로 되는 듯했다.
그러나 1일과 2일 경기를 모두 1-0으로 내주고 말았다.
키움이 연승을 거둔 건 35일, 위닝시리즈(3연전 가운데 최소 2승)를 챙긴 건 10번의 시리즈만이다.
뒤집어서 말하면, 두산이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었던 키움의 먹잇감이 됐다는 의미다.

단순한 2패가 문제가 아니다. 1일 키움전은 잭 로그가 7이닝 1실점, 2일 키움전은 최승용이 6⅓이닝 1실점으로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이 잠잠했다. 1일에는 잔루 7개, 2일에는 12개의 무더기 잔루로 자멸하고 말았다.
2일 경기가 끝난 뒤 김태룡 두산 단장은 굳은 얼굴로 고척스카이돔을 빠져나갔고, 그가 기자들에게 보여준 표정은 이 전 감독 자진 사퇴의 복선이 됐다.
두산 감독이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자진해서 사퇴한 건 2011년 6월 김경문(현 한화 이글스 감독) 감독 이후 이 전 감독이 처음이다.
김진욱 전 감독, 송일수 전 감독, 김태형 전 감독은 모두 시즌을 마친 뒤 작별했다.
그만큼 현재 두산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2011년 김광수(현 롯데 자이언츠 코치) 대행에 이어 두산에서 14년 만에 감독 대행이 된 조성환 퀄리티 컨트롤(QC) 코치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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