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출구조사의 과학

이번 대통령 선거도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가 출구조사를 한다. 투표가 끝나는 3일 저녁 8시에 결과가 발표된다. 출구조사는 1996년 총선 때 처음 도입됐다. 전국 단위가 아닌 일부 지역만 조사(나머지는 전화 여론조사로 보정)하는 바람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 253개 선거구 중 무려 39곳의 당선자를 맞히지 못했다. 투표소 출구 500미터 밖에서 조사하도록 한 규정도 발목을 잡았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표본’(투표를 마친 유권자)을 추적하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투표소 출입구로부터 50미터 밖’으로 완화됐다.
대선은 2002년 제16대 때 처음 출구조사를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노무현 후보의 출구조사는 49.1%, 이회창 후보는 46.8%였는데, 실제 득표율도 각각 48.9%·46.6%로 출구조사 예측치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당시 노 후보와 단일화했던 정몽준 후보가 투표 전날 지지를 철회해 출구조사 결과가 더욱 드라마틱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였다. 두 후보의 차이는 1.2%포인트로, 오차범위(1.6%포인트) 이내였다. 실제 득표율은 박 후보가 51.6%, 문 후보는 48.0%였다.
가장 박빙이었던 출구조사는 2022년 제20대 대선이었다. 방송 3사가 윤석열 후보 48.4%, 이재명 후보 47.8%로 윤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반면, 종편 제이티비시(JTBC)는 이재명 48.4%, 윤석열 47.7%로 이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실제 개표 결과는 윤석열 48.56%, 이재명 47.83%로 방송 3사가 맞았다. 이런 상반된 결과는 역대 가장 적은 0.73%포인트(24만7077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데다, 출구조사를 할 수 없는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36.93%)였던 탓으로 분석됐다. 사전투표로 빠진 부분을 출구조사에서 보정하는 과정에서 제이티비시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출구조사가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이유는 투표장 바로 앞에서 방금 투표를 마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 여론조사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있다. 또 여론조사에 참여한 응답자가 실제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춘재 논설위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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