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피해자 3만 명 웃도는데... "후보들 특별법 개정에 미지근"
특별법 제정 이끈 민주당마저 '보통'
국민의힘 '미약', 개혁신당 아예 '없음'
"사각지대 여전…선구제, 후회수 도입"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피해자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만큼, 구제책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선 후보들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정부 예상과 달리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1년차를 맞았던 지난해 5월 무렵, 국토교통부 안에서는 최종 피해자 규모가 3만 명에서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전세사기로 판정하기 애매한 신고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니 특별법 만료를 대비할 ‘출구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2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까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3만400명으로 불어났다. 위원회는 지난달 한 달에만 전세사기 신고 1,926건을 심의해 860건이 피해자로 인정됐다. 전체 신고 기준으로는 10건 중 6건이 전세사기로 인정받을 정도로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특별법은 지난달 개정돼 일몰 일시가 2027년 5월 31일로 기존보다 2년 미뤄졌지만 아직 사각지대가 많으니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기준을 완화하고 금전적 구제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법 제·개정을 이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에게 특별법 개정을 골자로 한 정책들을 제안했다. 핵심 요구는 △전세사기 피해 구제(사실상 특별법 개정) △전세사기 예방책 강화 △가해자 엄중처벌 △임차인 주거안정 강화 등이다.

그러나 주요 후보들은 특별법 개정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대책위가 정당별 전세사기 공약의 강도를 ‘미약’ ‘보통’ ‘강력’ ‘매우 강력’ 총 4단계로 평가한 결과, 특별법 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마저 '보통'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국민의힘은 '미약' 평가가 많았고 개혁신당은 주거 관련 공약이 없었다. △피해자 지원 대상 확대(더불어민주당) △보증보험 가능 여부 사전 확인(국민의힘) 등 전세사기 공약이 없는 것은 아니나 금전적 구제를 직접 강화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민주노동당만 전반적으로 '매우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대책위가 특별법 개정으로 실현하려는 ‘피해자 보증금 채권 매입’은 지난해 개정 시 쟁점이었던 ‘선 구제, 후 회수 방안’과 유사하다. 국가 기관이 피해자 보증금 채권의 가치를 평가해 피해자에게 보증금 상당액을 지급하고 이를 나중에 임대인에게서 회수하는 방식으로 적정 가치 평가가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결국 특별법에 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철빈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3만 명이 넘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현행 구제 방안에 사각지대가 많아 특별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며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가 전세사기 해소를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대통령 직속 협의체를 둬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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