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휴대폰 번호 지급·악성민원 기준 완화…제주교육청, 교사 보호 고심

제주의 중학교 교사가 숨진 뒤 제주도교육청이 교사에게 ‘투넘버’(하나의 휴대전화로 2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통신사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하거나, 악성 민원의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경찰 수사 중”이라며 이번 사건에서 민원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2일 브리핑을 열고 4일~12일 도내 단설유치원과 초·중·고교 193곳을 대상으로 ‘학교민원 현장지원단’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학교별로 지정된 91명의 담임 장학사·장학관이 도내 전체 학교를 방문해 교육활동 침해 사례를 놓고 교사 의견을 듣게 된다.
16일~30일에는 도내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인식조사도 실시된다. 설문문항은 교원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구성되며, 무기명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교육청은 이달 중 현장지원단과 인식조사를 통해 교육 현장 의견을 모은 뒤 늦어도 8월에는 교육활동 보호 대책을 마련해 9월 새 학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2023년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 사건’ 이후 나온 ‘교육활동 보호 종합 지원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를 찾고 대안을 마련하는 게 핵심 과제다.
도교육청은 악성 민원을 규정하는 기준을 강화할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현재 학교 민원 대응 매뉴얼에는 민원인이 부당한 요구 또는 법령을 위반한 요구를 하거나, 3번 이상 같은 요구를 하면 더 이상 대응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날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 정이운 교육의원은 “기존 악성 민원 매뉴얼 규정을 ‘동일 내용 민원 3회 이상’에서 ‘2번 이상’으로 과감히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로 제기되는 민원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된다. 김월룡 교육국장은 “교사 개인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교사가 전화로 학생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투번호’를 부여하는 게 어떨까도 생각하고 있는데, 교사 의견을 잘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지난달 22일 ㄱ교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 직전, 학생 가족의 민원이 교육청에서 학교로 전달된 뒤 매뉴얼대로 민원대응팀이 가동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국장은 “(5월19일) 도교육청은 해당 관할교육청에 ‘이런 민원이 있었다’고 전달했고, 제주시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에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조치를 해달라고 했다”며 “그다음 교장, 교감, ㄱ교사가 모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지금 경찰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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