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0.267' 키움, 3년 연속 최하위…샐러리캡 하한선 없는 KBO의 민낯[이정철의 하드힛]

이정철 기자 2025. 6. 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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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최하위 추락…샐러리캡 도입 이후 무너진 키움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3시즌 연속 최하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2025시즌 초반이지만 승률 0.267(16승 1무 44패)로 9위 두산 베어스(23승 3무 32패)와 9.5경기 차를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키움의 부진은 KBO 샐러리캡 제도 도입 시기와 맞물린다. 2022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올라갔던 키움은, 2023년 샐러리캡 제도 시행 이후 연속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하한선 없이 상한선만 존재하는 샐러리캡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 ⓒ스포츠코리아

샐러리캡의 본래 취지…'리그 평준화'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들은 보통 리그의 전력 평준화를 추구한다. 어느 팀이 우승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구조가 리그 흥행에 더 효과적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도입되는 대표적인 제도가 신인드래프트와 샐러리캡이다.

신인드래프트는 하위권 팀에게 더 높은 지명 순서를 부여함으로써 전력 반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샐러리캡은 선수 영입이나 보유에 따른 총 연봉 한도를 제한해 팀 간 자원 격차를 줄이려는 제도다.

실제로 샐러리캡의 영어식 해석은 '경쟁균형세'다. 제도 자체가 리그의 전력 균형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KBO 샐러리캡은 '평준화'보다 '지출 억제' 목적

하지만 KBO리그의 샐러리캡은 출발점부터 달랐다.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수입은 줄고 KBO리그는 큰 위기를 맞이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샐러리캡이었다.

이를 보여주듯, KBO 샐러리캡에는 상한액만 존재하고 하한액은 없었다. 2023년 첫 시행 당시 상한선은 114억2638만원으로 설정됐지만, 하한선은 비워졌다. 지출을 줄이려는 팀은 얼마든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KBO리그 구단들에게 샐러리캡은 돈을 절약하도록 유도하는 훌륭한 제도였다.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FA 선수들의 몸값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였다.

관중들로 가득찬 잠실야구장. ⓒ스포츠코리아

극적 반전, 키움만 '돈을 아꼈다'

샐러리캡 시행 이후, KBO리그는 반대로 역대급 인기를 누리게 된다. 여성 팬 유입이 늘며 관중 수가 급증했고, 2024시즌에는 사상 첫 1000만 관중 돌파를 기록했다. 구단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KBO리그 팀들은 지갑을 닫는 대신 여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모두들 FA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결국 일부 구단은 샐러리캡 폐지를 이야기했다.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구조인 샐러리캡이 이제 걸림돌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조기 폐지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 2025년 샐러리캡 상한액은 137억1165만원으로 20% 상향 조정됐다. 대부분 구단은 지갑을 열었고, 8개 구단이 1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NC 다이노스도 94억7275만원으로 상위권에 근접했다.

하지만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지 않은 키움은 56억7876만원만 사용, 샐러리캡 소진율은 49.7%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쓴 LG(138억5616만원)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결국 키움만 돈을 쓰지 않았다.

결국 키움만 희생… 하한선 없으면 폐지가 맞다

그 결과는 냉혹했다. 키움은 2023시즌과 2024시즌 연속 최하위, 그리고 2025시즌도 현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팀이 3년 연속 바닥을 찍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하한액 없는 샐러리캡 제도가 낳은 결과다.

처음부터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제도로 시작한 샐러리캡은 현재 리그 전력 불균형을 고착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 구단은 지출을 늘리고 있고, 키움만 투자 없이 고립된 상황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 ⓒ스포츠코리아

KBO, 이제 선택해야 한다

KBO리그는 이제 명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 샐러리캡 제도를 유지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하한액을 도입해야 한다. 샐러리캡은 본연의 기능인 평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 팀이 계속해서 리그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하한선을 설정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샐러리캡은 폐지되어야 한다. 키움 구단을 빼고 대부분의 구단들이 돈을 쓰고 싶어 한다. '평준화'를 추구하지 않을 거라면 이 욕망을 막을 이유가 없다.

샐러리캡 도입 3년차. 이제 KBO리그는 샐러리캡을 유지할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한다

하한선 없는 구조는 결국 키움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리그의 전력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만들었다. 애초에 평준화와 거리가 있었던 제도. 이제라도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아야 할 시점이다. 지금의 샐러리캡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제도다.

-이정철의 하드힛 : 최근 뜨거운 주제에 대해 기자의 시각이 담긴 칼럼. 하드힛 타구(시속 153km 이상 타구)처럼 빠르고 날카롭게 때로는 강하게 매력적인 주장을 펼치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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