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부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까지… 구체적 실현 방안은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 STO 도입 등 공약 비슷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두고 토론서 맞붙어
업계 “관심 감사하나 정책연구로 이어져야”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정비 등 여러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업계에선 구체적인 실현 방법이 없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책 공약집에는 공통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두 후보 모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기초로 지수를 만들어 일반인이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두 후보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다른 공약보다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김문수 후보의 10대 공약 중 하나이자, 이재명 후보 역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물 ETF 도입을 강조할 정도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해 1월 미국 증시에서 처음 승인됐다. 이후 홍콩 등 가상자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에서 차근차근 도입됐다. 이전까지는 선물 ETF만 허용됐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년 만에 현물 ETF를 허용함으로써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 증권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행 자본시장법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의 기초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현물 ETF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현물 ETF가 도입되면 투자자는 별도의 가상자산 지갑이나 가상자산거래소 가입 없이, 기존의 증권계좌만으로 가상자산 상품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증권사와 가상자산업계는 가상자산 현물 ETF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공약도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등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문수 후보는 발행자 요건, 준비자산 기준과 운용 조건, 투명한 회계와 공시 의무, 사용자 법적 권리 등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동일한 내용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안전장치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앞서 대선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와 스테이블코인 관련 의견이 갈리면서 화제가 됐다.

다른 공통적인 공약으로는 토큰증권(STO) 법제화가 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STO에 대한 조속한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놨지만, 내용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조금 더 구체적이다. 민주당은 STO와 관련해 ▲국채, 미술품, 특허 등 전통적인 증권으로 거래되지 않던 자산들의 제도권 거래 허용 ▲장외유통플랫폼 제도화를 통한 유동성 제고 ▲공정한 가치평가 및 회계감사, 권리관계 확인체계 구축 등을 내놓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별다른 이행방안이나 제도 설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신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전반에 걸친 제도 정비에 더 초점을 맞췄다.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구축, 가상자산법 제정 등의 내용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STO보다는 디지털 자산의 전체 생태계 확장과 제도적 기반 마련에 방점을 뒀다.
이외에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추진(이재명 후보) ▲1거래소-1은행 원칙 폐기(김문수 후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유치 위한 데이터 특구 제도 도입(이준석 후보) 등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공약이 쏟아졌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이처럼 많은 공약이 쏟아졌던 적은 처음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가상자산 관련 공약이 대선을 위한 단발성 관심 유도로 끝나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공약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컨대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위험회피(헤지) 수단도 필요하다. 통상 증권사는 ETF의 가격 변동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선물로 매도 포지션을 잡아 위험을 회피한다. 만약 현행 그대로 현물 ETF만 국내에 상장할 경우 미국에 상장된 파생상품 거래만 늘어날 수 있다.
가상자산을 추종하는 ETF가 나온다면 가상자산 가격을 정교하게 반영하는 지수가 나와야 한다. 국내외 거래소의 심각한 가격차이(김치 프리미엄) 등이 생긴다면 금융상품으로서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차후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며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가상자산 가격에 대한 신뢰를 세우고 가상자산 수탁 문제의 근원을 없애는 방법 등 여러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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