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1㎏ 얻으려다 피격…가자에 펼쳐진 “죽음의 함정”

최우리 기자 2025. 6. 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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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구호품 배급소로 몰려든 주민이 피격돼 3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친 사건 뒤, 일부 목격자는 이스라엘군이 사격했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다.

1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새벽 남부 라파흐에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하 가자인도재단)이 운영하는 남부 라파흐 식량 배급소에서 총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중부 네차림 회랑 인근에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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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총격으로 32명 사망, 수백명 부상
이스라엘군 “무장괴한 약탈로 총격” 부인
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시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가자시/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구호품 배급소로 몰려든 주민이 피격돼 3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친 사건 뒤, 일부 목격자는 이스라엘군이 사격했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다.

1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새벽 남부 라파흐에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하 가자인도재단)이 운영하는 남부 라파흐 식량 배급소에서 총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중부 네차림 회랑 인근에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두 장소 합쳐서 200여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목격자와 현지 언론인 등은 이스라엘군이 발포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과 비비시(BBC) 방송 등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처음에는 “부상자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후 성명을 내어 “초기 조사 결과 이스라엘군은 민간인들이 인도적 지원 물품 배포 장소 근처나 내부에 있을 때 그들을 향해 발포하지 않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보도는 거짓”이라며 “하마스가 식량 배급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복면을 쓴 무장 괴한이 남부 칸유니스 지역에서 지원 물품을 받으려는 가자 주민에게 돌을 던지고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칸유니스로 1일 새벽 라파흐와 네차림 회랑에서 벌어졌던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익명의 이스라엘군 당국자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이스라엘군이 총격이 있었던 배급소에서 1㎞ 떨어진 곳에서 수상한 인물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고 사격은 했으나 주민을 향해 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굶주림에 지친 주민들이 배급 식량을 받으려다 목숨을 잃은 일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무장괴한의 발포 영상.

가자 인도주의 재단이 가자 지구에서 물품을 배급하던 첫날인 5월 26일에도 기아에 지친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큰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소 9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군은 질서 유지를 위해 총을 쐈으나 주민을 향해 직접 사격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구호품 전달을 해왔던 유엔 기구를 배제하고 자신들이 세운 가자인도주의재단을 통해 직접 배급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비극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의료구호협회 소속 바삼 자쿠트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의 구호품 분배 장소를 기존 400곳에서 단 4곳으로 축소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대표는 1일 성명을 통해 “구호물자 배급이 죽음의 함정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11개 인도주의 인권단체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 설립을 거부하는 성명을 통해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제공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 바 있다.

가자 주민의 굶주림은 극한에 달하고 있다. 가자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식량꾸러미는 밀가루 1㎏, 파스타 두 봉지, 콩 통조림 두 캔 정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패널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이니셔티브는 이달 가자지구 식량·기아 상황 긴급 보고서를 발표해 가자 인구 5명 중 1명이 극심한 기아상태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각) 가자시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짙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가자시/AP 연합뉴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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