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인 등장에 좌우로 갈라진 시민들 힐끗…'기적의 지하철' 한계는

오석진 기자 2025. 6. 2. 14: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레를 끌고 모자를 눌러쓴 채 등장한 잡상인에 승객들이 자리를 피했다.

최근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화재로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잡상인이나 지하철 포교는 흔한데 그날은 달랐다"며 "약속한듯 (승객들이) 좌우로 갈라지고 경계의 눈빛을 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방화 사고 발생 직후 객차 내부에 진입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와 상황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1일 오후 7시30분, 20대 남성 이모씨는 4호선 지하철 안에서 잡상인을 마주쳤다. 수레를 끌고 모자를 눌러쓴 채 등장한 잡상인에 승객들이 자리를 피했다. 몇몇은 아예 다른 칸으로 넘어가거나 내렸다. 노약자석 노인도 자리를 옮겼다.

최근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화재로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열차 화재 대처 시스템이 개선된 만큼 매뉴얼에 따른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5호선 마포역 화재 당일 저녁 지하철에 탑승했다가 이런 일을 겪었다. 이씨는 "잡상인이나 지하철 포교는 흔한데 그날은 달랐다"며 "약속한듯 (승객들이) 좌우로 갈라지고 경계의 눈빛을 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유정현씨(29)는 "지하철은 특히 공간이 좁기도 하고 그 특성상 지하에 있어서 무기력하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5호선은 특히 깊다"며 "지하철을 안 쓸 수 없으니 이제부터 탈 때마다 문 가까이에 서 있으려고 한다"고 했다.

대구 참사 이후 화재 대응 시스템 개선… "안내방송 잘 따라야"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여의나루역 구간을 지나는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 승객들이 선로를 통해 대피하고 있다. /사진=뉴스1(영등포소방서 제공).

전문가들은 지하철 화재 대응 시스템이 상당히 잘 갖춰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함은구 을지대 안전공학전공 교수는 "대구 지하철 화재 이후로 정부가 철도 안전사업 R&D(연구·개발)만 10년 가까이 진행했다"며 "지하철 내부에서 갑자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방화 범죄가 발생해도 시민들이 보호될 수준"이라고 밝혔다.

함 교수는 "지하철 시설과 열차 내장재 대부분은 불연화·난연화됐고 소화기도 이전과 달리 많이 비치됐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직후 단계적으로 전동차 골격과 바닥재, 객실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스테인리스로 교체했다. 지하철 벽체는 알루미늄, 바닥은 합성고무다.

함 교수는 "지하철 화재는 특성상 연기와 대피 방향이 같아 위험하다. 연기를 일정 시간 막아주는 재연 경계벽도 세우고 대피 동선도 고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크린도어 역시 객차 안 불이 나면 어느 정도 구획 기능을 하며 대피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평소 심한 공포감을 갖고 있어 우왕좌왕하면 피해가 커진다"며 "안내방송에 잘 따를 수 있는 시민의식을 갖추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만훈 신경주대 재난안전경영학과 교수도 "관공서가 발달된 화재 대응 표준 매뉴얼을 바탕으로 수시 훈련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다만 CCTV(폐쇄회로TV)를 통해 수상한 물품을 갖고 들어가는 사람은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인 근무, CCTV 과제도… "개선안 검토"
지난달 31일 오전 방화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던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서 열차가 정상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건 당시 지하철 내부 상황 파악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열차 내 CCTV가 있었지만, 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연결되지 않아서다. 화재탐지설비가 작동하면 기관사에게 알림이 가지만 1인 근무인 탓에 신속한 대처에 한계가 있다. 1~4호선은 차장이 열차 뒤쪽에 함께 탑승해 기관사와 함께 비상 상황에 공동 대응한다.

서 교수는 "화재는 두말할 것 없이 초동대응이 가장 중요한데, 1인 근무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면 AI 위험 행동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비교적 최신에 만들어진 5호선은 시작부터 많은 과정이 자동화가 돼 1인 근무체계로 시작됐다"며 "CCTV는 열차 안에 4개가 있다. 5호선 외에도 지하철은 총 3600여개의 칸이 있는데 그 많은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달되려면 시스템을 새로 갖춰야 한다"고 했다.

관계자는 "화재 감지 장치가 잘 기능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비롯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며 "1인 근무와 CCTV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