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집에 가는 길이 아니네"···치매 발병 20년 전 '이 증상' 나타난다는데

김경훈 기자 2025. 6. 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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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치매가 발병하기 최대 20년 전 처음으로 징후가 나타나고 이를 조기에 포착해 치료에 나설 경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치매의 첫 징후는 길을 찾는 과정에서 지도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다른 사람과 너무 가까이 서있는 등 ‘공간 인식’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앨런 뇌과학 연구소의 연구진에 따르면 치매는 ‘에포크(epochs)’라고 불리는 두 개의 뚜렷한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첫번째 단계는 치매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에 나타나는 ‘은밀한’ 단계로 뇌의 취약한 세포 일부가 손상되는 것이다. 치매 전문가인 마이클 호른버거 교수는 “이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간 탐색을 담당하는 뇌 부분에서 발생한다"며 “길을 잃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극초기 증상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단계에서는 뇌 스캔 검사를 할 경우 뇌 손상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두 번째 단계는 뇌에 타우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화된 뇌는 이 두 단백질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상당량의 단백질이 축적되면 플라크와 엉킴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기억 상실, 언어 장애, 사고 및 추론 문제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치매와 연관시키는 인지 붕괴의 징후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던 84명 기증자의 사후 뇌에서 타우와 아밀로이드 수치를 추적한 결과, 두 단백질의 수치가 낮은 기증자에게서도 이미 붕괴 징후가 나타났으며 중요한 억제 뉴런 중 일부가 손실됐다.

신경과학 교수이자 연구 주저자인 마리아노 가비토 박사는 이러한 쇠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화돼 언어와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인 중간 측두회까지 퍼지면서 추가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알츠하이머 가족력이 있는 100명 이상의 기증자의 뇌 스캔을 조사한 이전 연구에서도 두 단백질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기억력 감퇴와 주의력 지속 시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가비토 박사는 “가장 초기에 소실된 신경 세포를 찾아내는 것은 신경 세포를 보호하고 추가적인 인지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적 개입을 개발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며 "첫번째 단계에서 치료에 조기 개입하면 치명적인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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