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이준석? 그래서 지금은 김문수?”.. 권성동의 ‘사퇴서신’, 정치공학의 끝판

제주방송 김지훈 2025. 6. 2. 13: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대선 하루 전 공개서신.. “이재명 막으려면 이준석은 물러나라”
‘이준석의 미래’ 운운하며 사실상 사퇴 압박.. 막판 단일화 전술, 또 다시 반복되나
권성동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왼쪽)과 김문수 후보. (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캡처)


대선 하루 전날 밤, 권성동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게 “오늘 밤,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요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습니다.

“미래는 이준석, 그러나 지금은 김문수”라는 표현으로 단일화를 우회 압박한 이번 공개서신은, 하루 전 이준석 후보가 “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곧바로 등장했습니다.

선거판 마지막 날밤, 후보를 향한 ‘줄 세우기’는 정책이 아닌 정치공학만 남은 대선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캡처.


■ “미래는 이준석”이라면서도.. ‘지금은 김문수’라는 아이러니

권 위원장은 글 곳곳에서 이준석 후보의 ‘미래’를 긍정하면서도, 그 전제를 “지금은 김문수”로 전환시켰습니다.
정치적 신뢰와 장기적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한 수사 뒤에, ‘지금은 물러나라’는 메시지가 압축돼 있습니다.

정작 이 메시지는 “미래는 너지만, 지금은 아니다”는 역설적 구조를 통해 이준석 후보의 존재 가치를 ‘현재’가 아닌 ‘이후’로 미루는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여론 추세 강조하며 ‘단일화 명분’ 강조

권 위원장은 또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문수 후보에게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흐름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이준석 후보에게 던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실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후 상황은 불확실합니다.
권 위원장이 말하는 ‘흐름’은 여론조사의 수치보다는 내부 분위기나 당 핵심부의 판단에 근거한 것인만큼, 이 발언 자체가 전략적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 “이재명 범죄세력” 반복 언급.. 정서 자극 통한 보수 결집 전략

권성동 위원장은 공개서신에서 “이재명 범죄세력의 집권”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강한 위기의식을 조성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후보님의 의원직도 박탈될 수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준석 후보의 정치적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정책적 가치 공유보다는 ‘공통의 적’을 상정한 감정적 결집 논리로, 보수 진영 내부의 위기감과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정책이 아닌 ‘적대감’이 연대의 동력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막판 보수 캠프의 정서 동원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입니다.

■ “사퇴냐 완주냐”의 이분법.. 또 반복되는 단일화 프레임


이번 서신은 실질적으로 이준석 후보를 ‘사퇴냐, 완주냐’의 이분법적 선택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정권 저지’라는 대의명분 아래 후보 개인의 정체성과 고유한 정치 노선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과거 여러 보수 야권 선거에서 반복돼온 ‘단일화’ 프레임이 다시 등장한 셈입니다.

권 위원장은 ‘정권 교체’라는 대목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정당 간 연대나 정책 협의는 생략된 채 오직 “지금은 김문수”라는 결론을 향한 압박에 가까웠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단일화 압력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이번에도 전략적 셈법이 철학과 정체성 위에 우선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 남은 건 ‘선택 아닌 압박’.. 정치적 자율성 시험대

권 위원장의 메시지는 단일화 논의라기보다, 실질적인 사퇴 압박에 더 가깝습니다.
공식 논의 절차 없이 ‘공개서신’이라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던진 것도, 이준석 후보에게 정치적 선택지를 좁히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이제 이준석 후보의 선택은 완주 여부를 넘어서, 정치적 자율성과 독립성이 실제로 작동하는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대선 막판, 실종된 것은 정책이었고, 남은 것은 정치공학과 정서적 프레임의 전쟁이었습니다.
‘사퇴할 것인가, 버틸 것인가’는 한 후보의 개인적 고민을 넘어, 정당 정치가 원칙과 주체성을 지켜낼 수 있는 구조인지 묻는 본질적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