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디렉터]올해 여름도 무더위 예보, 기후플레이션 잘 대비해야

2024년은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6℃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지구 곳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염뿐만 아니라 극심한 가뭄, 홍수, 강력한 태풍, 허리케인 등 기상 이변이 다수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와 이상 기후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상 기후 현상은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경제, 건강, 나아가 미래 세대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올해 여름 폭염 경고가 나오고 있다.
폭염 전망에 기후 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커피를 예로 들어보면,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지난해 말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에서는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브랜드 특성상 가격 인상을 자제하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아메리카노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200원에서 500원이 인상된 수준이다. 인상률로 환산하면 10% 내외에서, 많게는 20~30%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의 급등 원인으로는 주요 생산국의 이상 기후로 인한 생산 차질이 꼽힌다. 국제 커피 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로부스타 원두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이 냉해, 가뭄, 고온 등의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커피 원두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커피뿐만 아니라 사과 등 신선 식품도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신선식품 가격은 평균 강수량이 추세 대비 100㎜ 증가하는 경우 최대 0.93%p(퍼센트포인트) 상승하는 등 날씨 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기온이 1℃ 높아질 경우 농산물 가격상승률은 0.4~0.5%p 높아지고 그 영향은 6개월가량 지속됐다. 또 1년동안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1년 후 농산물 가격 수준은 2%p,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폭염 등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한다고 분석하며 기후 변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갈수록 커져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기상청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국내 여름철 기후 전망을 발표했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폭염 일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올 여름철 기후 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농·수산물 수급 안정, 취약계층 보호, 기후물가 대응책 마련, 인프라 강화, 법·제도 정비 등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보다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 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가 시작됐다. 기후 변화 대응 솔루션의 글로벌 전선에 균열이 생겨 폭염에 의한 충격이 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와 EU(유럽연합)의 삼림전용방지법(EUDR) 등으로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가계는 에너지와 식료품 등 주요 지출 항목의 효율적 관리, 정부 지원제도 적극 활용, 건강·안전 수칙 준수, 친환경 소비로 기후 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다. 정부·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정보와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실질적인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폭염 등이 장기간 발생하면 지난해처럼 기후 인플레이션을 활용한 투자에 시장의 이목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 관련 투자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통제 불가능한 기후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기후 관련 투자상품은 투자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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