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는 양보다 질"... 新임상기술 선점하고 의료 데이터 활용하면 경쟁력 충분
[5] 흔들리는 임상 강국 명성
동물실험 폐지 예고에 오가노이드 주목
생체조직칩, 반도체처럼 기술 우위 가능
"R&D 투자 길 터주고 미국 의존 낮춰야"
편집자주
다음 세대의 삶을 책임질 미래 첨단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추격자였던 중국이 선도국으로 변모하는 사이 한국 기술은 규제와 정쟁에 발목 잡혀 제자리걸음을 했다. '뛰는 차이나, 기로의 K산업' 2부에선 미래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분석했다.

막대한 인구 규모를 강점으로 디지털화를 거듭하고 있는 중국 임상시험 산업은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한국에 강력한 경쟁자다. 임상과 신약개발에서 앞서려면 결국 차세대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동물실험 축소 또는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이를 대체할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기술 경쟁력 확보의 적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기대주로 꼽히는 신기술이 바로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정밀하게 분화시켜 인간 장기의 세포나 조직으로 키운 것이다. 장기의 일부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미니 장기'라고도 불린다. 이를 이용하면 살아 있는 동물을 쓰지 않고도 약물의 효능이나 독성을 검사할 수 있다. 신약개발 기업은 물론 임상시험수탁기업(CRO), 위탁개발기업(CDO)도 뛰어드는 기술이다.

생체조직 칩도 주목된다. 사람 장기나 조직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미세한 칩 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세포 기질과 비슷한 젤 형태의 재료로 만들며, 일관된 품질로 자동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바이오기업 멥스젠의 김용태 대표는 "생산성과 재현성 측면에서 생체조직 칩의 산업적 가치가 오가노이드보다 높다"면서 "이미 국내에 전문가가 많아 반도체 산업과 유사하게 세계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윤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포유류 대신 제브라피시 같은 다른 실험동물을 활용하는 추세도 확대되고 있다. 제브라피시는 어류지만 사람 유전자의 약 70%를 갖고 있어 연구 효율이 높다.
의정 갈등이 국내 임상 인프라에 악영향을 미친 만큼 우선 의료 현장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구개발(R&D) 규제도 여전한 장벽이다. 이형기 서울대 의대 임상약리학교실 교수는 "유망한 제약·바이오 기업과 의료 인프라가 동반 성장해야 한다"며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고 수익 구조를 재편해 R&D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견제하지만 말고 변화의 계기로 삼자는 시각도 있다. 미국 중심의 신약개발, 임상 체제에서 벗어나 바이오 산업 전반을 다변화하자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바이오 시장은 내수가 아니라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목표로 한 R&D 프로세스가 대부분이라 미국 의존도가 과하다"며 "지역 특색을 고려해 중국이나 일본과도 공동 연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산업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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