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선수 미 고교대회 우승...트럼프 저격에도 연대가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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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로비스의 한 대형 육상 경기장.
캘리포니아주 체육연맹이 결승 직전 "트랜스젠더 선수가 입상할 경우 그 바로 뒤 순위의 선수도 동일한 순위와 메달을 받는다"고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 선수의 여성 대회 출전을 금지한 자신의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캘리포니아주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끊을 것이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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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법 따라 결승 출전, 두 경기 우승
장밖서 시위... 경쟁 선수들은 응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로비스의 한 대형 육상 경기장. 원래대로라면 9명이 올랐어야 할 캘리포니아 고교 육상 선수권 3단 뛰기 시상대에 10명의 소녀들이 섰다. 그중에는 후루파 밸리 고교 3학년생인 AB 에르난데스(16)가 있었다. 육상 역사에 길이 기록될 순간을 만든 동시에 미국 전역에 뜨거운 찬반 논쟁을 몰고 온 그는 트렌스젠더 여성이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로서 경기 출전 자격을 두고 논란이 됐던 에르난데스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3단 뛰기와 높이뛰기에서 1위, 멀리뛰기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상대에는 공동 수상자로서 다른 선수와 함께 올랐다. 캘리포니아주 체육연맹이 결승 직전 "트랜스젠더 선수가 입상할 경우 그 바로 뒤 순위의 선수도 동일한 순위와 메달을 받는다"고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고 기록과 실패 시도 수를 종합해 순위를 결정하는 높이뛰기는 에르난데스를 포함한 3명이 공동 우승자가 됐다.

그의 출전과 입상 여부는 지난 한 주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라 여성 부문에 출전할지, 남성 부문에 출전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 그의 출전에는 규정상 문제가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난데스의 출전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서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정치적 공격의 타깃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 선수의 여성 대회 출전을 금지한 자신의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캘리포니아주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끊을 것이라 경고했다. 연방 법무부도 캘리포니아 체육연맹 등을 대상으로 성차별 관련 연방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30일부터 이틀 동안 치러진 결승 경기장 밖에서는 보수단체 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약 50명의 시위자들은 '여성 스포츠에 남성은 안 된다'(No boys in girls’ sports)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에르난데스 출전을 비판했다. 무력 충돌 시도에 경찰까지 출동했다.
그러나 경기장 안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성인들은 TV와 온라인에서 그를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현장의 또래 선수들은 함께 웃고 농담하며 그를 친구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와 함께 멀리뛰기 공동 2위를 차지한 브룩 화이트는 "그는 슈퍼스타다. 자기 자신을 당당히 표현하고 있다"며 "지금 에르난데스가 받고 있는 관심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이지만 나는 그가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연대를 표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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