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조’ 사적연금, 수익률 예금수준… ‘소득보장 강화’ 대수술 시급[문화금융리포트]

박정경 기자 2025. 6. 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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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금융리포트 - (1) 사적연금 대개혁 불가피
국민연금 10년 수익률 6%인데
퇴직·개인연금은 2%대에 불과
공적연금 보완축 기대 부응 못해
퇴직연금 도입률 53% 그치고
개인연금은 중상위 소득층 쏠림
디폴트옵션, 원리금보장형 85%
포트폴리오 고도화 논의 시급
‘年 8.3%’ 납입률 상향도 필요
25일 문화금융리포트 해법논의
그래픽=하안송기자, 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자산이 820조 원을 넘어서며 양적으로는 빠르게 불어났지만, 정작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낙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과 낮은 가입률, 복잡한 운용 체계가 맞물리며 ‘몸집은 커졌지만 실속은 없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체계’에서 사적연금은 공적연금의 부족분을 메우는 보완축으로 설계됐지만, 현재 구조로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 금융당국이 ‘사적연금 대개혁’을 주요 어젠다로 꺼내 들며, 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일보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초고령시대, 노후 대비와 연금의 역할-Pension Shift:공적연금 고갈 위기와 사적연금 활용’이라는 주제로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5’를 개최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적연금 적립금은 총 820조2000억 원으로, 이 중 퇴직연금이 431조7000억 원(21.2%),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펀드 등 개인연금이 388조5000억 원(19.1%)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적립금은 1212조9000억 원으로, 전체 연금자산(2033조1000억 원)의 약 59.7%를 차지했다.

◇‘2%대 수익률’… 예금과 다를 바 없는 연금 = 사적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15.0%에 도달했다.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8.16%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988년 기금설치 이후 수익률이 연 평균 6.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금감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은 5.26%다. 최근 5년 및 10년(2014∼2023년) 기준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2.35%, 2.07%로 국민연금과의 격차가 뚜렷하다. 개인연금도 비슷한 흐름이다. 보험사 중심의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 기반으로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전한 가입 ‘사각지대’ = 양적 성장에도 퇴직연금 도입률은 여전히 53.0%에 머무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가입 대상 근로자 1272만2000명 가운데 실제 가입자는 714만4000명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자영업자 등은 제도권에서 여전히 배제돼 있다. 개인연금도 연금저축 계좌 수는 900만 건을 넘겼지만, 실제 보유율은 중상위 소득층에 집중돼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의 연금저축 가입률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초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고, 국회에는 관련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디폴트옵션, 자동가입제, 납입률 상향… 대수술 필요 = 전문가들은 우선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자산 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년 본격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투자자가 없다는 지적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 자금의 약 85%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택했다.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퇴직연금의 ‘납입률 상향’도 핵심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연 8.3%(1개월분 급여)의 퇴직급여만을 적립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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