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학계 ‘퇴직연금 기금화’ 주장… 업계 “계약형 체계붕괴로 시장왜곡”[문화금융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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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기금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기금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존의 계약형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계약형 체계를 통해 다양한 상품과 운용 전략을 제공하던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기금화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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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화하면 운용주체 기관으로
업계 “다양한 상품경쟁 등 저해”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기금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선 후 들어설 새 정부가 마주칠 우선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기금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존의 계약형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현재 400조 원이 넘지만, 수익률은 2%대에 그쳐 운용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 근로자 개인이 금융사에 돈을 맡겨 운용 방식을 지시하는 ‘계약형’ 방식으로 운용되는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퇴직연금의 기금화는 기업별로 운용되던 퇴직연금 자산을 하나의 공적 기금 형태로 모아 전문기관이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퇴직급여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현재 국회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금형 제도는 기업 또는 노사 단위로 공동 기금을 조성해 장기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동시에 금융기관 간 경쟁을 유도해 수수료 인하 및 서비스 품질 향상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기금화를 통해 전문적인 운용이 가능하게 되면,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혜택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금화 주창자들은 “기금화를 통해 규모 있는 운용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률이 오르면 가입자의 실질 은퇴자산 증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기금화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계약형 체계를 통해 다양한 상품과 운용 전략을 제공하던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기금화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금화가 도입되면 개별 금융회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경쟁력 있는 상품조차 일괄적으로 편입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선진국의 경우, 기금형과 계약형이 혼재돼 있어 어느 방식이 좋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일본과 영국의 경우, 기금형과 계약형을 혼용 채택하고 있지만, 기금형의 수익률이 계약형보다 더 높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퇴직연금 제도인 ‘401(k)’의 경우, 참가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 실패 책임 역시 개인이 져야 한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6월까지 논의를 진행한 뒤 올해 하반기 정부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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