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고 견제까지’…잃을 것 없는 호반의 對LS 공세

김성진 2025. 6. 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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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LS 지분 5% 부근 매입 추정
경영권 압박 및 기술분쟁 견제용
소송 및 분쟁 패배 대비 헷지 분석도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대한전선 모회사 호반그룹이 LS그룹 지주사 ㈜LS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것을 두고 “호반에는 잃을 것 없는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회사 대한전선과 기술유출 분쟁을 벌이는 LS전선을 견제하는 동시에 ㈜LS 주가가 오르면 차익 실현까지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경영권 분쟁 씨앗을 심으면서 기술유출 분쟁에서 질 것을 대비한 헷지(hedge·위험 대비책)라는 것이다.

호반건설 사옥 전경. (출처=호반건설)
1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현재 ㈜LS의 지분을 5% 부근까지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연초부터 현재까지 ㈜LS 지분을 사들인 규모가 약 16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며 “4~5월에도 공시를 안 하는 선에서 추가로 지분을 매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초부터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매일 1만주씩 ㈜LS 지분을 사들이는 기타법인이 있었는데, 보통 ㈜LS는 기타법인이 매수하는 종목이 아니라 업계에서 상당히 궁금해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지분 5% 이상을 보유하면 이에 대해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의 ㈜LS 지분 매입을 두고 경영권 압박 및 견제용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호반그룹의 대한전선과 LS그룹의 LS전선은 수년 전부터 기술분쟁을 벌이고 있다. LS전선은 2019년 대한전선의 버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LS전선이 2022년 1심에 이어 올 3월 2심에서도 승소했다. 양측은 이와 별개로 해저케이블 기술 탈취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 호반이 유리한 구도를 차지하기 위해 ㈜LS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상법에 따르면 지분 3% 이상을 확보한 주주는 기업의 장부·서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경영권을 위협할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금융시장 관계자는 “지금까지 호반의 움직임을 보면 단순 지분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LS그룹이 한진그룹과 공동전선을 펼친 것 자체가 경영권 위협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LS그룹은 그동안 사업 교류가 없던 한진그룹과 지난 4월 항공우주 사업 MOU를 체결했으며, 지난달 16일에는 대한항공에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도 했다. 또 LS일렉트릭은 같은 달 30일 대한항공과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협력 계획을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호반그룹은 ㈜LS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지분투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이 말도 아주 틀린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전선이 LS전선과의 특허소송에서 패소한 데다 기술유출 분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LS전선이 분쟁에서 이기는 최악의 경우 호반그룹은 이를 활용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호반이 버스덕트 특허 소송 패소 전부터 ㈜LS 지분을 사들인 것을 두고 미리 패소를 예측하고 헷지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LS 주가는 연초 10만원 수준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달 말 1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기술분쟁 견제부터 경영권 압박, 그리고 차익실현까지 복합적인 목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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