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이런 모습입니다

“지난 대선 때는 나이 때문에 투표를 못 했어요. 그런데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되니까, 진짜 속상하더라고요.” 20살 대학생 강민서씨는 예상보다 빠르게 생애 첫 대통령 선거를 맞이했다. “이번엔 투표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제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어요.”

지난해 12월~올해 4월 광장에서 활발하게 ‘탄핵’을 외친 청년과 대학생, 청소년 500여명이 모여 지난 5월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다시 만들 세계 포럼 ’을 열었다. ‘내란 청산’과 경제, 환경, 교육, 노동, 성평등, 생명 안전 등 청년들이 관심을 가진 12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원형 탁자에 앉아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에게 제 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만나고 싶은 세계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어봤다.

대구에 10년째 살고 있는 김눌 (활동명· 31)씨는 “12월3일 계엄 선포 이후 매주 동성로에 나가서 ‘탄핵 촉구’를 외쳤어요. 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대구에 사는 청년 중에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아요.” 김씨는 정치권에서 지역 혐오 조장을 멈추고 지역 청년들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아빠가 전기충격기를 사다주셨어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라 아빠가 걱정을 많이 하셨죠.” 서울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2017년부터 이유지 (24)씨는 아버지가 사준 전기충격기를 들고 다닌다. 한동안 호신용품 없이 지냈지만, 어느 날 가방에 달린 세월호 리본을 본 한 남성이 시비를 걸었다. 혼자 사는 집 앞에 낯선 남자가 몇 분 동안 서 있기도 했다. 전기충격기를 다시 꺼냈다. 이씨는 이번 대선 이후 ‘전기충격기 없이도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나기를 소망한다.

역사문화학과에 다니는 황다경 (21)씨는 전공을 살려 공공기관에서 일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지난 정부에 해당 기관 이사장이 친일·뉴라이트 성향 인사로 임명되자 꿈을 포기했다. 황씨는 ‘청년을 우울하게 만들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 “이공계 전공인 친구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알앤디(R&D·연구개발) 예산을 감축하는 걸 보면서 이 정부에서는 내가 원하는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겠다고 말했어요.”

광장의 청년들은 말한다.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은, 내란 세력이 청산된,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계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이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를, 이번 대선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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