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리산의 왕은 천왕봉이 아니다 [6월의 산악사진]

월간산 2025. 6.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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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중봉 철쭉
지리산 철쭉은 고산지대 특유의 색감을 뽐내기에 더욱 특별하다. 

지리산 중봉의 높이는 자그마치 1,874m이다. 아마도 바다 건너 제주도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한반도 남쪽 지역 산봉우리 중에서 지리산 천왕봉(1,915m)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 높이와 좋은 조건에 비하여 명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도리어 지리산 수많은 산봉우리들 중에서도 서쪽에 있는 반야봉, 노고단 그리고 여타 산봉우리들보다 그 명성이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지리산의 상징이자 최고봉인 천왕봉 바로 옆에 위치한 지리적 운명 때문일 것이다.

산악사진가들 입장에선 좀 다르다. 사실 지리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호하고 목표로 삼는 천왕봉은 산 사진을 담기에 그다지 좋은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천왕봉 정상석 주변으로 사진을 담을 만한 마땅한 부제가 없다. 먼 능선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장면이나 단순한 인증샷 정도에 불과한 사진만 찍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선 작품성 있는 사진을 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천왕봉의 완벽한 대안이 바로 1km 거리에 있는 중봉이다. 지리산 중봉의 5~6월에는 고산지대 특유의 색감을 가진 핑크빛 아름다운 철쭉이 피어나고, 9월 하순엔 고사목 주변으로 붉게 물든 단풍이 멀리 함양 마천 방향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 준다. 그리고 흐린 날에는 가까이 지리산 천왕봉 아래를 휘감고 지나가는 산 운해의 멋진 비경을 담아낼 수 있다.

이처럼 대개의 산꾼들은 여러 방향에서 천왕봉을 목적지로 하여 지리산에 오르지만, 멋진 산 사진의 명당은 바로 지리산 중봉이다. 주요 사진 촬영 포인트는 중봉 정상 능선 전후 등산로 200~300m 구간이다. 여기에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나 다양한 부제들과 지리산 특유의 장면을 담아낼 수 있는 사진 포인트가 많이 산재해 있다.

6월 지리산 중봉으로 가보시라. 고산지대 특유의 색감을 가진 아름다운 산철쭉이 반길 것이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카메라 니콘D850, 초점거리 17mm, 노출보정 +0.3, 조리개 값 F9, 셔터스피드 1/40초, ISO 100, 화이트밸런스 자동, 플래시 사용 안함, 삼각대 사용, 촬영 후 약간의 포토샵 보정.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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