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한강에 빠져든 서울 시민들...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가보니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내 한강버스 선착장 옆에 만든 '한강 풍덩존'.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열린 '제2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에서 약 3m 길이의 미끄러운 기둥을 끝까지 걷는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지난 1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에 틱톡 채널 '온오빠(On Oppa)'를 운영하는 유온씨가 구명조끼를 입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두 걸음을 내디딘 유씨는 "내 휴대폰"이라고 외치며 한강에 빠졌다.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시민들이 순위를 가리지 않고 한강에서 수영과 달리기, 자전거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운동 강도는 물론, 참여 종목, 순서와 방식을 모두 참가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자전거 종목에는 따릉이를 타고 참여할 수 있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를 위해 한강에서 튜브를 타고 놀 수 있는 '튜브레인'도 마련됐다. 친구나 운동 동호회 동료들과 300m 한강 수영이나 5㎞ 달리기 등 원하는 종목만 골라 참여하는 시민들도 있다.
이날 오전 수영 종목을 일찍 마친 참가자들은 한강에 빠져보는 흔치 않은 기회를 경험하고자 한강 풍덩 존에 줄을 섰다. 전날 자전거와 달리기 종목에 참여한 오 시장도 이날은 한강 풍덩존에서 시간을 보냈다. 한강 풍덩존에는 스페인의 한 지역 축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오 시장이 직접 제안한 '미끄러운 기둥 건너기'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미끄러운 기둥 건너기는 3m 남짓한 기둥의 끝에 표시된 'X' 표식을 발로 밟으면 성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쉬워 보이지만 기둥에 비누칠해 놓은 탓에 대다수 참가자가 중심을 잃고 한강에 빠지면서 실패했다. 엘리트 선수들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한 서울시청 소속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 5명도 도전했지만 3명만 성공했다.


서울시청 철인3종 선수들은 치열하게 훈련하던 한강에서 이날만은 시민들과 웃고 즐겼다. 김완혁 선수(29)는 '전문 선수에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너무 쉬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쉽긴 해도 저희는 항상 빠른 기록을 다투고 순위를 경쟁하는 경기만을 했다"며 "시민들과 시장님과 한강도 구경하고 주변 경치를 보면서 이렇게 즐기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주 선수(20)도 "전문 선수가 아니라면 한강을 보는 것 말고 자주 접할 기회가 없을텐데 이렇게 다 같이 한강에서 수영하는 경험 자체가 너무 재밌다"며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에서 시민들과 즐기면서 완주하면 메달도 줘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 서광재 선수(23)는 "시민들이 도심 속 강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서울에서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서울시청 철인 3종팀은 축제 기간 동안 오 시장과 함께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 종목에 참여했다. 오 시장은 축제 첫날인 지난 30일 한강에 입수해 잠실수중보 남단~북단 1km 구간을 수영했다. 전날엔 따릉이를 타고 뚝섬한강공원을 출발해 반포대교까지 20㎞를 달렸다. 같은날 뚝섬한강공원을 출발해 광진정보도서관을 반환해 돌아오는 10㎞ 달리기 종목에도 참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달리기 참가는 예정된 게 아니었다"며 "수행참모들이 예정에 없던 달리기를 하느라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FC서울 소속 제시 린가드 선수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린가드 선수는 당초 오 시장과 같이 달릴 예정이었지만 전날 훈련 중 부상을 입어 뛸 수 없었다. 린가드 선수는 달리는 대신 수백명의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고 티셔츠에 사인을 해줬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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