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차 협상 앞두고 러 기지 기습…'드론' 숨겨 공격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2차 직접 협상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에 대한 전례없는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 있는 벨라야 기지를 포함한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 40여대, 약 70억 달러(약 9조7천억원)어치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르쿠츠크는 최전선에서 4천300㎞ 이상 떨어졌다. 우크라이나가 이 정도로 멀리 떨어진 지역을 드론으로 타격한 것은 전쟁 발발 이후 첫 사례라고 로이터는 해설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창고 모양의 목재 구조물이 탑재된 트럭에 드론을 숨겨 공습 표적인 러시아 공군기지 경계까지 옮겨놓은 뒤 드론을 발사했다고 설명하며 이 구조물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거미집'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지휘했으며,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이 총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리우크 국장에게서 작전 성과를 보고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온전히 이뤄낸 결과이며 계획에서 실행까지 1년 6개월 하고도 9일이 걸린 작전"이라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작전 준비에 참여했던 우리 병력은 제때 러시아 영토에서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작전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공군기지 5곳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이르쿠츠크 등 2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은 격퇴했다고 밝혔다.
또 소수의 항공기만 피해를 봤고 공격에 가담한 사람 몇명을 검거했다며 우크라이나와는 상반된 주장을 폈다.
앞서 이날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에서는 교량 2개가 잇따라 폭발로 붕괴해 최소 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다. 러시아는 이 공격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의심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도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 드론 472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2022년 2월 말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새 이뤄진 공격으로는 규모가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지난달 16일 이후 17일 만에 열리는 2차 협상을 두고도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2차 협상은 2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열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 제안 나흘 만에 참석을 공식화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오후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상을 위해 작성한 '로드맵'에서 최소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을 전제 조건으로 명시했다. 장기 휴전을 시작으로 모든 전쟁포로의 교환, 러시아가 강제 이송한 아동 송환 등 신뢰구축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적인 평화 합의를 타결하자는 구상이다.
러시아에도 사전 전달된 이 로드맵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을 강요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포함해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대부분 우크라이나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러시아의 요구와 간극이 크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중립, 비동맹, 비핵 지위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되살리고 이를 우크라이나 헌법에 포함하라고 주장해왔다.
양국은 첫 협상 때도 1천명씩 포로 교환에 합의했을 뿐 핵심 쟁점엔 이견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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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p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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