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대선공약, 의약 갈등 도화선 되나
약사 "조제 자율성 확대" 환영 vs 의사 "처방권 침해" 반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독감이 유행해 해열제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어린이용 해열진통제를 정리하고 있다. 2025.01.07. ks@newsis.com /사진=김근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2/moneytoday/20250602053003300aiml.jpg)
더불어민주당이 '성분명 처방' 제도를 대통령선거 공약에 넣으면서 의사와 약사 집단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펼쳐진다. 이 공약이 약사들의 대체조제 권한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약사들은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 강화'를 이유로 환영하지만 의사들은 '처방권 침해'를 주장하며 맞선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공개한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엔 '수급 불안 필수의약품에 대한 제한적 성분명 처방 등 대체조제 활성화 추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성분명 처방이란 의사가 처방전에 약의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을 기재하는 것을 가리킨다. 예컨대 '타이레놀'(상품명)이 아닌 '아세트아미노펜'(성분명)을 처방전에 쓰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약사는 다양한 제약사의 똑같은 성분약 중에 골라 환자에게 조제할 수 있다. 약국의 의약품 재고 상황, 가격, 제형 등을 고려해 조제할 수 있어 약사의 대체조제 자율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현행법상 대체조제는 가능하지만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바꿔 조제하려면 약사는 의사의 동의를 조제 전에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성분명 처방제도가 추진되면 이런 과정 없이도 약국에선 환자의 상태, 제형, 재고, 복약 편의성 등을 고려해 똑같은 성분 중에서도 보다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전문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약사들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약사들은 그간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성분명 처방이 의사들의 과학적 진료행위를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약사회는 민주당 공약을 일방적이고 과장되게 해석해 홍보한다"고 꼬집었다.
김성근 의협 공보이사는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의약품 처방은 단순히 성분명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라 환자의 상태, 병력, 병용약물, 흡수율,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적정 약제를 선택하는 전문적인 진료행위"라며 "특정 질환에 있어 동일 성분이라 하더라도 약제마다 약동학적 특성과 임상 반응이 다를 수 있으며 의사의 판단 없이 임의 대체가 이뤄지면 환자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의사들의 이런 주장에 약사회는 선을 그었다. 약사회는 "복제약 생체이용률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80~125%이므로 임상적 효과나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통계적 허용영역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비롯한 '비과학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약사회는 "80~125% 신뢰구간을 허용한 것은 통계적인 평가를 정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선진국을 포함해 국제적으로 통상 사용되는 기준임을 밝혔다. 이에 허용 기준을 충족하면 약효가 다르지 않다고 정부(식약처)가 과학적으로 공인한 것이므로 이를 부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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