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동맹에 “자기 방어능력 키우라”… ‘안미경중’ 정면 비판도
美, 8월 발표할 국가방위전략에… 주한미군 조정 방침 담길 가능성
빅터차 “美국방부 심각하게 검토”
中 경제 압박에 동참도 요구할듯… “트럼프 청구서 한꺼번에 내밀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 요구를 공식화하면서 새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외교안보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은 인도태평양의 세력 균형을 무력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동맹국에 “자기 방어 능력을 키우라”고 압박했다. 또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의 해로운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식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 등 아시아 지역 내 미군 재편과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은 물론이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동참 요구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발등의 불’이 된 주한미군 감축

외교가에선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요구할 동맹국 역할 분담이 주한미군 재조정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및 한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8월 내놓을 최상위 국방정책 지침인 국가방위전략(NDS)에 해외 주둔 미군은 중국 견제 강화에 집중하는 대신에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증액해 북한과 러시아 등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현재 북한 억제에 집중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고 2만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아시아 안보 전문가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에서 (미군) 군사 태세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한국이 중국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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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5년 이후 주한미군 감축 현황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공개된 유튜브 강연 영상에서 1955년 이후 주한미군 병력 수 추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아이젠하워 행정부가 1960년까지 주한미군 병력을 5만 명으로 감축한 데 이어 1971년 닉슨 행정부가 주한미군 제7보병사단을 한국에서 철수시키는 등 역대 미국 행정부는 지속적으로 주한미군 규모를 줄였다. CSIS 유튜브 캡처 |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요한 건 주한미군 감축 규모 숫자가 아니라 재조정 가능성이 확실해지고 있다는 흐름”이라며 “한미동맹만 믿고 대비하지 않으면 동맹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국방비 지출을 높이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필요하다면 단호하게 미국의 힘을 휘두르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토에 이어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도록 강하게 압박할 것이란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GDP 대비 2.6%를 국방비로 사용했다.
● 중국 경제 압박 동참 요구할 수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한국 등 동맹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동시에 모색하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우리의 국방 결정권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 수입 축소 등 이른바 ‘전략적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나선 가운데 한국 등 동맹국에도 중국과의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대선 직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나서야 할 차기 정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는 물론이고 중국에 대한 전방위 견제에 동참하라는 이른바 ‘트럼프 청구서’가 한꺼번에 날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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