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칠순잔치도 안해”…가장 늙은 나라가 될 한국, 노인연령 높여 정년연장할 때
경로당은 세대교류의 장으로 바꿔야
에이지테크 신성장동력 육성 필요

하지만 위기의 다른 이름은 기회다. 현재의 60~75세는 이전과 달리 건강하고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지적·육체적 능력이 있다. 이들이 좀 더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심각한 저출산으로 우려되는 노동력 부족을 메울 수 있다. 또한 기술을 활용한 돌봄(에이지테크·AgeTech) 산업을 육성하면 전기전자(IT)·자동차·방위산업을 잇는 또 하나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오는 4일 출범할 새 정부가 시니어 정책에 담아 초고령사회 돌파구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대한노인회가 노인 연령 상향을 제안한 데 이어 MZ세대에서도 같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매일경제와 어피티가 지난 3월 20~40대 남녀 37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8.1%가 노인 기준 연령 상향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81.5%는 ‘만 70세 이상’을 적정 노인 나이로 꼽았다.
노인의 기준 나이가 중요한 것은 복지와 정년 등 다양한 이슈들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65세가 되면 지하철 요금이 무료이고 노인 기초연금 지급,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등 10여 개 복지제도 혜택을 받게 된다. 노인 기준 연령을 상향하지 않을 경우 기초연금 등 노인 복지 비용의 증가세를 정부가 감당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지난해 기준 7조67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기 정부는 노인연령 상향을 실행하고, 이를 통해 절감한 재정을 활용해 복지를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달리 일본 스타벅스 매장에선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법적 정년은 60세지만, 2006년 일을 원하는 고령자에 대해서는 기업이 65세까지 고용하도록 하는 ‘고용확보조치’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정년 연장·정년 폐지·재고용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가 우려된다. 한국도 일본처럼 기업에 정년연장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체력이 있는 시니어들을 경제활동인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에 따르면, 만 50~64세 장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2022년 기준 일본 수준으로 높일 경우 2047년 한국의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추계 대비 100만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들이 그나마 경로당을 찾는 이유는 주 3회 안팎 점심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전국 경로당에서 ‘주 5일 식사’ 제공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외부 강사가 와서 진행하는 여가 프로그램이 단 한 건도 없는 경로당도 10곳 중 3곳에 이른다. 이 때문에 상당수 경로당에선 노인들이 하루종일 화투만 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고령 사회를 맞아 차기 정부는 노인복지 최일선 창구인 경로당이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낙후도가 심한 경로당의 환경을 개선하고 식사 등 노인들을 위한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경로당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회원 중심의 폐쇄적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세대가 교류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로 탈바꿈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3월 에이지테크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를 힘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예산과 인력을 갖춘 정부 부처가 필요하다. 새 정부에서는 인구전략부를 만들어 에이지테크 신성장 동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BK21 에이지테크 교육연구단장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에이지테크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면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증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사업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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