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장기요양시설 위기…노인돌봄 어쩌나
도내 E등급 약 500곳…퇴출 가능성 커
도, 돌봄시설 다수…전국의 20% 이상
재정은 부족…전문가 “시스템 변화를”
여·야 대선 후보들이 '노인 돌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경기지역 장기요양 시설은 사상 첫 '시설 퇴출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돌봄 수요를 감당하고 있는데, 제도 시행으로 복지 현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재정 여건 탓에 돌봄 시설의 양적 확대는 더디게 진행되는 중이다.
▲경기도, 기준 미달 시설 수백개…자격 상실 가능성
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장기요양기관 지정갱신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예고한 상태다. 해당 제도는 운영자·종사자 서비스 능력, 인력·회계·재정 운영의 적절성, 정기평가 결과, 행정처분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 뒤 갱신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당장 6월부터는 도내 시설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갱신 신청을 해야 한다. 서류 심사 및 현장 점검을 거쳐 11월이면 갱신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건보 공단 관계자는 "정기평가에서 등급이나 점수를 좋지 않게 받은 곳은 지정갱신제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설 관계자는 "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그나마 있는 곳이 문을 닫으면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서비스 수요는 급증…공급 확대는 정체
경기도는 인구 구조상 노인 돌봄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입소 시설은 총 2188개소로, 전국 6268곳의 약 35%를 차지한다. 이는 서울(488개소), 인천(500개소) 등 수도권 지역과 비교해도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입소 시설은 재가와 달리 노인이 머물며 생활하는 공간이다. 그만큼 충분한 토지와 건물을 확보해야 해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세가 저렴한 경기도 외곽을 중심으로 공급이 활발하다. 이에 타 지역의 수요가 도에 전입을 와 서비스받는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도의 장기요양보험 인정 대상자 수는 23만2764명에 달하지만, 같은 해 시설 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폭발적인 수요를 시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전문 특화시설 확대, 지역 맞춤형 개편 등을 중심으로 한 노인 돌봄 공약을 제시한 상태다.
전문가는 노인 돌봄 시스템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박경숙 경기대학교 명예교수(사회복지학)는 "일률적이 아니라 지역 수요에 맞게 돌봄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노인의 신체·정신건강을 지역사회가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하면서, 시설 입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사회적 지원을 통해 살던 곳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로 나아가는 것이 해답"이라고 제언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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