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현수막, 거리 점령에 환경 부담까지…“이젠 바꿔야”
정당에 청구 어려운 현행법…“홍보 방식 전환·법 개정 시급”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한 교차로에는 각 정당 후보들을 알리는 현수막이 줄줄이 내걸려 있었다. 후보별 공약과 정당 고유 색상으로 꾸며진 현수막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풍경을 반기지 않았다.
포항에 거주하는 박준형(29) 씨는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선거 홍보가 훨씬 효과적인데, 여전히 현수막에 의존하는 게 의아하다"며 "환경에도 좋지 않고 걸어 다닐 때 불편하다. 이제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날 때"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약 1100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는 약 28.9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으며, 이 중 17.2톤이 소각됐다. 대구에서도 약 29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고, 절반 이상인 약 17톤이 소각 처리됐다. 일부 지자체가 폐현수막을 마대자루나 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하려고 했지만, 전체 물량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그쳤다.
현행 공직선거법 76조에 따르면 선거 후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철거가 지연될 경우 추가 과태료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지자체가 민원을 받고 현수막을 대신 철거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지자체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는 실정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철거하지 않은 선전물에는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실제로는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지자체가 현수막을 대신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행법상 지자체가 처리한 현수막 비용을 정당에 청구하기 어려워 관련 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도 "선거가 끝나면 결국 지자체가 직접 수거를 맡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정당에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관련 법이 정비되지 않으면 지자체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