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펼쳐진 정원 속으로!

“지금은 아파트에 살지만, 단독주택에 살게 되면 한 평이라도 이렇게 예쁘게 가꾸며 살고 싶어요.” 이제 막 정원박람회장에 들어와 몇 곳을 둘러본 김정운(64)씨가 “잘 꾸며진 정원을 보니까 힐링이 되는 것 같고 감동적”이라는 남편 이평수(68)씨의 말에 공감하며 덧붙였다.
다채로운 정원이 도심 한복판에 펼쳐졌다.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2025년 5월22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약 12만 평)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 그린 소울’(Seoul, Green Soul)을 주제로, 서울을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정원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고 10월20일까지 이어진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낮보다, 아름다운 정원이 조명을 받아 빛나는 저녁이 산책하기에 더욱 좋다.

이번 박람회에는 작가정원, 작품정원(기업·기관·지방자치단체 조성), 동행정원(학생·시민·다문화가족 참여), 매력정원(서울 이야기를 담은 테마정원) 등 국내외 작가, 학생, 시민, 기업·기관·자치구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만든 총 111개의 정원이 전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정원. 조경가 마크 크리거, ‘2024 서울시 조경상’ 대상 수상자인 박승진 작가 초청 정원과 국제 공모로 선정된 김윤빈 작가의 ‘영원한 생명의 정원’, 이탈리아 조경가 알레산드로 트리벨리의 ‘워터루츠!’(Waterrooots!), 김기한 작가의 ‘더 라스트 밀’(The Last Meal) 등 공모 정원에서 인공과 생태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전시 말고도 정원산업전, 가든센터, 가든퍼니처 특별전 등이 함께 열린다. 또 꽃바구니 만들기, 가든 워케이션(정원에서 쉬는 듯 일하는 것), 가든 캠핑 등 총 63개의 문화·체험 행사가 준비됐다. 장애인, 어르신, 다문화가족 등을 위한 ‘정원 동행 투어’(누리집 사전 신청 필요), 영어 통역 서비스도 제공된다.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맞춤형 정원도 마련됐다. 반려견 ‘골드’와 함께 벌써 네 번째 공원을 찾은 주슬기(25)씨는 “근처에 사는데 가족과 함께 저녁 산책하기 딱 좋다”며 “공원이 예뻐져서 퇴근 뒤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흙을 만지는 것은 내 영혼을 치유한다”는 헬렌 켈러의 글귀가 그림과 함께 걸려 있고, 저녁 시간 공원 스피커에선 시간을 두고 “아빠!!! 주말인데 잠만 자고!!!! 나랑 언제 놀아줄 거야!! (…) 뽀삐와 함께 보라매공원으로 가요. 우리 가족 함께 놀아요! 좋은 아빠가 되어보자구요!”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혹은 선선한 저녁 시간에 가족과 함께 도심 속 정원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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