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바꾸려다 새 폰 바가지

손민영 기자 2025. 6. 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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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사태 후 고령층 타깃 고가 폰 강매 사례 잇따라

인천시 부평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유심칩을 교체하러 대리점을 방문했다. 대리점에서는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최신 휴대전화를 해킹 우려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교체를 권유했다. A씨는 "같은 조건이라는 말에 동의 후 가입했지만 집에 와서 딸이 확인해 보니 더 비싸게 구매한 거였다"며 "유심칩만 교체하러 갔다가 얼떨결에 비싼 폰을 강요당했다"고 토로했다.

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령 소비자의 이동전화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총 542건이었다. 신청 사유로는 가입 설명과 실제 계약 내용이 다른 '계약 불이행'이 33%로 가장 많았고 위약금 과다 부과,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청약 철회 등이 뒤를 이었다.

기존보다 요금이 저렴하다는 설명과 달리 더 비싼 요금이 청구되거나 기존 계약의 해지 위약금을 사업자가 부담하기로 한 후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령 소비자의 이동전화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 사건의 합의율은 35.1%에 불과했다.

고령층은 계약 당시 사업자의 설명과 계약서 내용이 달라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뒤늦게 알아도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유심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틈탄 일부 대리점의 고가 휴대전화 강매 피해 사례가 인천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상대로 강매하는 사례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연수구에 거주하는 B씨는 "유심 교체 안내 문자를 받고 홀로 대리점에 방문한 어머니가 한참 뒤 새 휴대전화를 들고 왔다"며 "어머니가 잘 모르고 대리점이 아닌 일반 판매점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해킹 문제로 통신사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며 고가 휴대전화를 강매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고령층은 설명을 들었더라도 전문 용어나 빠른 설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휴대전화 계약 전 구두 설명과 계약서 내용이 일치하는지 꼭 확인하고 계약서를 잘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이후 537만 명의 유심을 교체했고, 온라인으로 예약한 대기 인원은 372만 명이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방법을 유선으로 안내하고 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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