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41.16% 전국 4위… 숨죽인 ‘공무원 도시’ 세종의 표심은...
작년 총선 패배...세종 공무원에 분풀이
"세종시 높은 사전투표율 '의미' 분명해"

‘공무원의 도시’ 세종이 대선 사전투표에서 전국 4위를 했다. 유권자 5명 중 2명 이상이 일찌감치 투표를 마친 것으로, 높은 투표율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국가행정 중추 도시로서 이 지역의 표심은 차기 정부의 정책(공약) 수용성, 실행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요 선거 때마다 관심을 끌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 30일 양일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세종시 전체 유권자 30만7,067명 중 12만6,398명이 투표했다. 투표율 41.16%로, 전국 평균(34.74%)을 크게 상회했다. 전남(56.5%), 전북(53.01%), 광주(52.12%)에 이어 전국 네 번째, 충청권에서는 가장 높다.
높은 투표율 배경으로 선거 요일이 거론된다. 2일 월요일 하루 연차를 내면 선거일까지 나흘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사회부처 과장급 간부는 “빨리 투표하고 놀자는 분위기가 컸다”며 “선거일이 수요일이 아닌 화요일로 결정된 것도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은 각 선거를 임기만료 70일(대통령), 50일(국회의원), 30일(지방의회 의원, 지자체장) 전후 ‘첫 번째 수요일’에 치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60일 이내 실시해야 하는 ‘대통령 궐위에 따른 선거’가 되면서, 또 선거 시간을 최대한 벌기 위한 정치권의 요청으로 ‘수요일 선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투표는 하고 보자’는 공직 사회 특유의 분위기도 작용했다. 한 부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공무원들은 부여된 의무에 충실한 경향이 있다”며 “그 맥락에서 사전투표에도 많이 참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세종에는 부처와 중앙행정 기관, 총리실 및 부처 산하 기관 직원 등 약 3만 명의 공무원이 거주한다. 그 배우자와 자녀까지 더한 공무원 가족 유권자는 그 배로 추정된다. 특히, 인사혁신처가 각 부처의 ‘사전투표일 공가 사용 여부’ 문의에 대해 공무원 복무규정(19조·공가)에 따라 ‘1시간가량 공가 실시 가능’이라고 안내하면서 공무원들에게 투표 편의를 제공한 것도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막판 승부수로 띄운 권력 독점 저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있지만, 내란 심판 여론과 함께 지난해 총선 결과를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총선 당시 야권이 지역구 2석을 모두 차지했을 뿐 아니라,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29.88%)는 조국혁신당(30.93%)보다도 득표율이 낮았다.
사회부처 한 공무원은 “야당에 의석 과반을 뺏기고, 공무원의 도시에서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뒤 정부여당은 그 원인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대신 국무총리실을 통해 3주간의 공무원 복무 점검으로 ‘분풀이’에 나섰다”며 “그 모습에 실망한 공무원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높은 사전투표율이 의미하는 바는 비교적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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