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부동산 큰 손 외국인… 시장혼란·역차별 우려

이태희 기자 2025. 6. 1. 18: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외국인 집합건물 매수 1529건… 충남·북, 지방 평균 이상
올해에도 거래량 538건… 외국인 매수자 5명 중 3명은 중국인
충청권 투기 무대 전락 우려… 대출 규제 회피·취득세 중과 등
부동산 업계 "취득세 중과 방안 마련해 지방세수 확보해야"
대전일보DB

충청권 내 외국인들의 부동산 거래가 잇따라 늘어나면서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에 외국인 부동산 매수가 집중되는 반면,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는 대출 규제와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등은 회피할 수 있어서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지역에서 외국인이 신청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 소유권 이전 등기(매매)는 총 1529건이다. 이는 지난 2023년(1467건)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지역 내 외국인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은 2022년 1397건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에서만 총 1035건의 외국인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이 이뤄졌다. 비수도권 평균 신청 건수(253건)와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거래량을 보인 것이다. 충북 지역 역시 394건으로 평균보다 높았고, 대전 75건, 세종 25건 순으로 이어졌다.

외국인 매수 부동산 중 1060건(69.3%)은 중국인이 사들였다. 이어 미국(104건), 우즈베키스탄(81건), 베트남(62건) 순이다.

올해에도 외국인들의 집합건물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올 1-5월 외국인 매수는 538건이며, 국적 역시 중국인이 다수를 차지했다.

충청권 내 외국인 부동산 매매가 활발한 원인으론 지리적 이점이 꼽힌다. 특히 충남의 경우 천안시·아산시 등이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로 인한 시장 왜곡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외국인도 국내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자국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별도의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다.

더욱이 외국인은 국내에 거주하지 않을 경우 세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도 부과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제 사각지대로 인해 투기적 매입이 늘어날 경우, 주택가격 급등과 전월세 시장 왜곡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외국인이 부동산을 거래할 경우 취득세 중과를 명확히 매길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세금을 정확히 부과해 투기적 매입을 줄이고, 이를 통해 지방세수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상호주의'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취득세 중과 등에 대한 법은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부동산 시장 진입을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뿐더러,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지역에 발생하는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다만 형평성을 위해 취득세 중과를 명확히 매기면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부족한 지방세수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