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무서운 中의 `AI 에이전트` 질주


중국의 'AI(인공지능) 질주'는 눈부실 정도다. 대한민국이 향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할 자리가 있을까라는 걱정조차 하게 만든다.
2025년 중국의 LLM(대규모 언어모델)들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급격한 존재감 확대를 보이며, 기술력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딥시크'(DeepSeek), 알리바바의 '큐원3'(Qwen3), 텐센트의 '훈위안 터보'(Hunyuan Turbo), 바이두의 '어니'(ERNIE), 바이트댄스의 '두바오'(Doubao) 등은 오픈 AI, 앤트로픽(Anthropic)과 같은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의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히거나 특정 영역에서는 능가할 정도다. 지난 1년간 중국 LLM들은 추론 성능이 크게 개선된 반면 가격은 더 낮추면서 미국 중심의 글로벌 시장 구도에 균열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중국 내 AI 산업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메리츠증권이 최근 내놓은 'G2 AI 에이전트(Agen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AI 산업 내 뚜렷한 변화는 빅테크들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특화된 모델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는 AI 기술을 활용, 사람을 대신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월 자사 플래그십 LLM 업데이트 버전인 두바오 1.5 Pro를 선보이고 오픈 AI 최신 모델의 추론 벤치마크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수학, 프로그래밍, 논리 등 어려운 영역에서 서구 모델을 따라잡거나 앞서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알리바바 큐원3 모델은 119 언어를 지원하고 텍스트, 이미지 등 멀티모달 입력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바이두의 뉴(New) 어니 4.5 Trubo 모델도 텍스트-비전 멀티모달 능력이 GPT-4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형 모델들은 모두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설계됐으며, 여러 언어들이 보강되며 동남아시아 등 비영어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 LLM 모델이 빠르게 늘어나며 다음 단계인 AI 에이전트 사용 또한 급증 추세다. 특히 AI 모델이 필요한 맥락(Context)이나 정보를 외부에서 가져올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는 개방형 표준 프로토콜인 MCP(Model Cotext Protocol),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 간 협업을 가능하게 한 A2A(Agent to Agent) 기술이 발달하면서 보다 유용한 AI 에이전트의 사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과 차이나는 대목이다.
중국 리서치기관 리드레오(LeadLeo)에 따르면 중국의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54억위안(약 10조6000억원)에서 2028년에는 8520억위안(163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72.7%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AI 에이전트 참여 기업들은 △빅테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 △스타트업 △화웨이, 샤오미처럼 하드웨어 기반 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빅테크가 자체 개발한 LLM 모델과 유저를 기반으로 에이전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Coze Space'라는 일반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통해 에이전트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했고, 알리바바는 개발자와 기업 대상으로 범용 에이전트를 운영함과 동시에 에이전트 스타트업인 마누스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텐센트는 위챗(WeChat)과 QQ 같은 메신저 생태계를 활용해 'Yuanqi Agent'를 선보였고, 광고·게임·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서비스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했다. 바이두는 'Agent Builder'로 웹 검색과 문서 처리에 강점을 두고 있다. 화웨이는 자체 칩과 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디바이스 내장형 에이전트로 스마트폰·PC·자동차 분야에서 집중하고 있다.
특히 빅테크들은 B2C(기업 대 소비자) 영역에서 AI 에이전트 트래픽 확보를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의 앱을 보유하고 강한 트래픽을 갖고 있는 텐센트의 우위가 돋보인다. 예를 들어 텐센트의 위엔바오(Yuanbao) AI 비서 출시는 성공적인 록인 효과를 창출했다. 올해 2월에 출시된 이 서비스는 위챗 플랫폼에서 친구 추가가 된 다음부터, 실시간 대화를 통해 AI 비서 역할을 한다. 딥시크 LLM을 기반으로 챗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채널에서 자료 검색, 식당 추천 등이 기능을 완성할 수 있다.
알리바바도 비슷하다. 알리바바는 자사 생태계내 기업용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DingTalk'(딩딩톡)에 적용해 사용자의 사무업무 효율성과 자동화 효율을 개선하고 있고, 웹 기반의 에이전트인 '쿼크'(Quark)를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자사 생태계내 여행 플랫폼 페이주(Feizhu)에 여행 플랜을 완성해주는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2000위안 예산 안에서 베이징부터 난징까지 비행기로 여행, 5월 중 언제가 가장 적절해?'라고 물으면 실시간 데이터 확인 후 솔루션 제시 및 솔루션 비교를 해주고, 예약을 바로 할 수 있는 링크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피드백은 생각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SaaS 기업은 특정 산업에 강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금융, 교육, 헬스케어, 의료,수출 등 산업의 업무 특성과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어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관련된 많은 기업들이 중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데, 금융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동화순, 문서 처리 에이전트인 킹소스프오피스, 음성 기반 에이전트인 아이플라이텍(iFlytek) 등이 있다.
스타트업 대표적인 기업은 마누스다. 비개발자도 자연어로 명령을 입력해 에이전트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누스는 에이전트 업계의 딥시크로 불린다.또다른 스타트업 지푸(Zhipu)도 'AutoGLM 루미네이션'을 무료로 공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AutoGLM은 자체 개발한 GLM-Z1-Air 고성능 모델을 기반으로 경쟁사 대비 빠른 처리 속도와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 대화형 에이전트인 Firefly, 업무 자동화형 에이전트 Yi AI등 스타트업들이 AI 생태계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이런 에이전트 사용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 모바일 생태계내 현행 트레픽 구조가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용자는 더이상 특정 플랫폼에서 '검색 → 클릭 → 판단'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대신 가장 효율적인 슈퍼 에이전트에 들어가 기존의 검색과 상품 구매, 항공권 예약 등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에이전트가 효율적일수록 사람들은 1~2개의 슈퍼 에이전트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트래픽은 그 슈퍼 에이전트에만 남게 되고 기타 모바일 앱은 지금보다 사용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설화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현재의 빅테크 중 에이전트 시대의 트래픽을 잡을 수 있는 플랫폼이 살아남아 승자독식을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슈퍼 에이전트를 만들지 못한다면 AI 에이전트 시대에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산업 초기 단계에서 우위를 가리기 어렵지만 현재 잘하고 있는 빅테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이고, 바이두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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