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 3개월, 처음 만난 공직

공직에 첫발을 디딘 지 어느덧 3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에겐 하루하루가 낯설고도 긴 배움의 연속이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시보'라는 이름 아래 공직 생활에 대한 적응 기간을 보내며, 행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매일 체감하고 있다.
공직에 입직하고 처음 맡은 업무이자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의료급여'이다. 의료급여 제도란 생활 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국민의 의료문제를 국가가 보장하는 공공부조제도이다.
처음에는 의료급여 업무가 복지 대상자에게 단순히 의료비를 지원하는 일 정도로 생각했지만, 실제 민원인과 대화하고 서류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그 무게를 실감하게 되었다.
의료급여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누군가에겐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희망을 이어주는 국민 의료보장의 중요한 제도였다.
기억에 남는 민원인이 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장애인 보장구 관련해서 전화가 온 적이 있다. 장애인 보장구는 보조기기에 따라 기준 금액과 내구연한이 다르고 복잡한 지침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용을 모두 숙지하지 못했고 민원인들에게 제대로 된 답변은커녕 버벅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내 부족한 답변에도 굉장히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또, 주민복지과로 직접 방문한 민원인 중에서는 젊은 나이에 고생한다고 어깨를 토닥여주신 분도 계셨다. 지금도 일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그때 들었던 '고맙다', '고생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물론 모든 민원이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지는 않았다. 흔히 말하는 악성 민원에 부딪혀 며칠 동안을 버거운 마음으로 지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르는 게 있으면 항상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팀장님과 팀원들의 격려 덕분에 앞으로도 힘내서 내 업무를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지금 이순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은 서툴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의료급여 기준과 행정 절차는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민원 대응에서도 종종 팀원들의 조언에 의지하고 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배운 점도 많다. 민원 대응에 대해서는 더 친절하고 정확하게 응대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제도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시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어엿한 정규 공무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첫 3개월 동안의 경험과 초심은 오래 간직하고 싶다. 나의 어리숙한 답변에도 고마움을 표한 민원인에 대한 감사함과 실수 속에서 배운 책임감을 잊지 않겠다.
민원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법령과 지침이라는 원칙 속에서 하나하나 실무를 익히고 있다. 아직은 시보라는 이름의 조연이지만, 언젠가는 정규 공무원이라는 당당한 주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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