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곳간, 내리막 경기에 '0%대 성장' 전망… 새 정부 앞 놓인 '가시밭길'
3년째 세수결손 우려, 국가채무는 증가
내수 부진, 꺾인 수출에 '고육지책' 중론
전문가 "저성장 극복 실효성 우선 초점"

텅 빈 곳간, 내리막 경기, 0%대 성장률.
21대 대통령선거 후 새 정부가 물려받을 한국 경제 상황이다. 후보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 투입 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나 뒷받침할 여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누가 대권을 차지해도 재정과 경기, 성장률 전망이 모두 암울한 상태에서 국정을 이끌게 된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약 142조2,000억 원이다. 반도체 업황 악화 타격이 컸던 지난해보단 늘었지만 예산 대비 진도율은 37.2%에 그친다. 최근 5년 평년 진도율(38.3%)보다 낮다. 내수 부진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관세 부과 여파도 본격화하면서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계획으론 정부 지출을 줄이는 방안이 꼽히지만, 이미 윤석열 정부 3년간 건전 재정을 기치로 매년 20조 원 상당 구조조정을 해온 터라 재량지출 절감엔 한계가 있고 의무지출에 손을 대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고령화, 저출생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의무지출은 확대되고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공산이 커 재정 여건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고, 국가 채무는 늘어나게 된다. 앞서 13조8,000억 원대 추경엔 잉여금과 기금 여유분을 끌어모아도 부족해 9조5,000억 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키로 했다.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8.1%에서 48.4%로 증가했다. 전체 국가채무 중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민간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와 긴밀한 지표도 암울하다. 올해 1~4월 평균 소매판매지수는 전년 대비 0.2% 감소했는데 2023년(-1.4%), 지난해(-2%)에 이어 3년째 내림세다. 같은 기간 건설기성은 21% 급감했다. 1997년 집계 이래 최대폭 하락이다. 한국 경제를 받쳐온 제조업은 생산지수 증가율이 2.9%로 나타나, 2022년(6.1%)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등 주춤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달 수출액은 1.3% 줄며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는 등 관세 충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을 공히 절반가량 깎은 0.8%로 하향 전망한 배경이다. 내수 진작책으로 내부 숙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물론, 가능한 한 신속히 외부 영향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도 새 정부의 과제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추경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다만 실효성 극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은 최소 비용을 투입해 최대 효과를 내야 한다"며 "소비 진작 효과가 큰 취약계층 선별 지원, 경기 침체 주 원인인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와 수출 기업 지원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장기 전략을 나눠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국가 부채가 한시적으로 늘어나도 위험 수위는 아니다"라며 "향후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 수밖에 없는데 우선 고육지책이라도 경기 부양, 노동시장 개혁 등 성장률 제고에 초점을 두고 이후 재정 건전성 강화 방향으로 풀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진단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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