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881명 판사 직선제…“진짜 민주주의” vs “삼권분립 훼손”

이 같은 ‘판사 직선제’는 지난해 9월 집권당 ‘모레나(MORENA·국가재생운동)’가 부패, 석연찮은 몇몇 판결 등에 따른 사법 불신을 없애겠다며 추진한 개헌에 따라 이뤄졌다. 판사 직선제 외에도 대법관 정원 감축 및 임기 단축, 대법관 종신 연금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이 이뤄졌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부패와 족벌주의가 만연한 현 제도보다는 판사 직선제가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상당하다. 모레나 지지층은 “법관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범죄 중 신고된 범죄는 불과 약 7%. 사법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 범죄가 발생해도 이를 신고하지 않는 국민이 많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또한 “실제 해결되는 범죄는 전체의 1% 남짓”이라고 진단다.
하지만 ‘사법의 정치화’ ‘삼권분립 훼손’이란 비판도 거세다. 특히 범죄 집단이 권력을 장악한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사법 체계가 마약 카르텔 등과 더 밀착하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부 카르텔은 이미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판사 후보를 내세웠다. ‘엘 차포’란 별명으로 유명한 세계적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여성 변호사 실비아 델가도 또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델가도는 현지 인권단체 데펜소르스가 선정한 ‘위험한 후보 19인’에 속한다.
사실상 ‘깜깜이 선거’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역마다 투표용지만 6~9장에 이르는 데다 후보자만 200~300명이 등장해 유권자가 각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모레나 소속 후보들이 다른 후보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고, 이 또한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엔콜이 지난달 18∼20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77%는 아는 후보의 이름을 단 한 명도 거명하지 못했다. “정확한 투표일을 안다”고 답한 사람도 48%에 그쳤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18~20%에 그쳐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표는 1~3일 대법관, 3~4일 사법재판소 판사 등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전체 투표 결과 또한 15일 최종 확정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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