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답례품]60년 대밭서 난 잎으로 잡내 없앤 전통주 맛보세요

이영호 기자 2025. 6. 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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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 답례품] 11.사천시 대나무 전통주

정성 담아 3번 빚은 수제 삼양주, 대나무잎 숙성 첨가
대밭고을 영농조합법인, '대담13'(막걸리) '대담15'(약주)
아들과 4대에 걸쳐 전통주 연구 계획, 교육과 국외 홍보도

'우리술'은 흔히 전통주로 불린다.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전통주는 무형유산 보유자나 주류분야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면허를 받아 제조한 술을 뜻한다. 또한,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를 계승·발전시켜 진흥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한 술이다. 농업경영체나 생산자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제조장 소재지 혹은 인근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도 전통주에 포함되는데, '지역특산주'라고 부른다.

사천시 곤양면 서정리에 있는 대밭고을 영농조합법인은 지역특산주를 생산한다. 주원료는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주민들이 정성껏 가꿔온 대나무다. 대나무 수액으로 제조한 막걸리와 약주가 사천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인기다.
강태욱 대밭고을 대표가 양조장과 전통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영호 기자

◇60년 대나무 숲에 자리한 양조장 = 해마다 5월부터 6월 말까지는 대나무 수액 채취가 가능한 때다. 농촌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부지깽이도 일손을 거든다'는 속담처럼 바쁜 시기이다. 대밭고을 영농조합법인 강태욱(57)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양조장과 바로 옆 대숲을 분주하게 오갔다. 대나무 수액을 받고 술을 빚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강 대표는 3대째 60여 년의 세월을 대나무와 함께 살고 있다. "대나무 종류는 아주 많은데 가장 굵은 맹종죽을 1965년 할아버지께서 거제에서 3그루를 가져와서 심으셨고, 지금은 약 1만 평 숲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나무 숲 1㏊는 연간 33.5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소나무와 벚나무의 3배에 이른다"면서 "건강한 대숲 가꾸기는 자연과 환경을 보전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하는 사업"이라고 대나무를 자랑했다.
대밭고을 양조장 맞은편 항아리 뒤로 대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이영호 기자

1998년부터 대나무 관련 일을 한 강 대표가 전통주에 관심을 두고, 대나무 술을 연구하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양조장을 하셔서 어릴 때부터 술을 빚는 게 어색한 일은 아니었다"라며 "어떻게 하면 대나무 수액을 많이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울의 전문교육기관에서 전통주를 공부했고, 이제는 전통주를 빚으면서 우리 술을 주제로 강의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와 전통주 제조용으로 쓰이는 대나무 수액은 칼슘 함량이높고, 단백질과 칼륨도 많이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강 대표가 오랜 연구와 실험을 거쳐 제조한 전통주는 '2023년 코트라 주관 서울푸드 힐링상'(대담13·대담15)과 '2023년 경남도 술도가 으뜸주 대회 약·청주 부문 으뜸주 상'(대담15),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약·청주 부문 대상'(담 The Original)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사천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대담세트'
대밭고을 전통주 제품들

◇기다림의 미학, 3번 빚은 삼양주 = 고향사랑기부 사천시 답례품은 '대담13'과 '대담15' 선물세트다. 대담13은 석탄주 방식으로 빚은 수제 전통 삼양주 막걸리다. 석탄주는 쌀과 누룩, 물로 밑술을 빚은 다음 덧술로 밑술에 고두밥을 함께 섞어 만드는 술이다. 강 대표는 국내산 쌀과 깨끗한 물, 최소한의 전통 누룩으로 3번 빚는다. 90일간의 저온 발효와 숙성 과정을 통해 탄산 없이 깊고 부드러운 맛이다. 대나무 잎을 넣어 마지막 단계에 함께 숙성해 잡내와 잡균을 제거한다. 약주 대담15는 탁주를 걸러 6개월 더 숙성해 생산한다. 

강 대표는 "술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다. 자연이 만드는 걸 돕는 거다. 기계 없이 손수 빚어 정성을 담았고, 자연과 시간에 맡긴 숙성으로 90일간 천천히 발효되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술"이라며 "건강한 술을 빚으려고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아 속더부룩함 없이 깔끔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담13 고도수 막걸리는 소주잔에 드시는 것을 추천한다. 전과 도토리무침, 두부김치와 어울린다"면서 "맑은 술인 대담15는 반주로 드시기 좋은데 부드러운 단맛을 가져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맞다"고 추천했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가 높은 데 대해 강 대표는 "원래 막걸리를 처음 빚는 원주는 단양주의 경우 15도, 삼양주는 16도다. 시중 막걸리 중에서는 대량생산을 위해 원주에 물을 넣고, 인공감미료와 빠른 발효를 위한 효모를 추가하기도 한다"며 "우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원주에 소량의 물을 사용해 도수를 맞춘다"고 설명했다.
대밭고을 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전통주를 빚고 있다. /이영호 기자

◇"아들과 함께 전통주 연구·홍보 노력" = 강 대표는 전통주를 연구하고 생산하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후배들 중 누가 나에게 양조장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말리고 싶다. 너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이 일을 하면서 4년 동안 빚이 10억 원 늘었다"라며 "술은 계속 숙성을 해야 해서 경제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술이 익는 동안 기다려야 하므로 자금회수가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그래도 저온창고에서 익어가는 증류주를 보고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일이 힘들지만 전통주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이왕 술을 마실 거면 건강한 술, 몸에 덜 해로운 술을 마시자'. 그는 경상국립대학교와 사천시, 진주시, 하동군,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 강의를 한다. 전통주의 이해와 가치, 발효 원리 등을 설명하고, 전통주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의 꿈은 아들에게도 이어진다. "아들이 가을에 군에서 제대한 후 이 일을 함께하기로 했는데 영어로 한국에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특히 외국에 나가서 우리 전통주를 교육하는 기관을 만들자고 합의했다"며 "수도권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수익을 얻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술 출시도 준비 중이다. 고문헌에 댓잎으로만 빚는 술이 있어서 연구하고 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대숲을 잘 가꿔 죽순도 생산하고, 새로운 양조장을 짓는 일도 고민 중"이라며 "양조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서너 명 정도만 있다면 나와 같이 각자 특색 있는 양조장을 만들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다양한 전통주를 마시고 구입해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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