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시외버스터미널 ‘정상화’ 발표 무색…차단기 여전히 그대로

김영우 기자 2025. 6. 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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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화장실 앞 동선 봉쇄 지속…사업자 추가 요구에 갈등 격화
주민 “군민 불편 외면한 행정”…군 “완전 해결까지 시간 필요”
1일 철망 휀스로 둘러싸인 고령시외버스정류장 모습. 김영우 기자

6월 1일부터 해결된다더니… 이날 고령군 시외버스터미널은 여전히 차단기와 휀스로 막혀 있었다.

시외버스터미널 차단기 사태가 한때 협상의 실마리를 보이는 듯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다.(경북일보 5월 25일 8면 보도)

고령군은 지난달 말, 차단기와 휀스를 철거하고 통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류장과 화장실 앞 주요 동선은 여전히 막혀 있다. 철거된 곳은 입구 상가 앞 휀스 일부에 그쳤다.
 
1일 철망 휀스로 둘러싸인 고령시외버스정류장 모습. 김영우 기자

고령군은 지난 4월부터 터미널 측의 반복된 보조금 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다, 민원 여론에 밀려 협상에 나섰다. 이후 기존 보조금 연 2억6000만 원 외에, 추가로 연 3000만 원을 5년간 지급하는 조건으로 통행 정상화에 합의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터미널 내 한 상가에 "6월 1일부터는 정상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철거 일정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입구 일부 휀스만 철거됐을 뿐, 군민들이 실제 이용하는 정류장과 공중화장실 쪽은 여전히 봉쇄된 상태다. 출입 통제선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정상화'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터미널 사업주의 추가 요구까지 더해지며, 갈등은 되레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터미널 사업주는 차단기 옆 편의점을 찾아가 "매달 100만 원을 내라", "그렇지 않으면 다시 철망 휀스를 설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 

주민들은 군이 발표한 '정상화'와 실제 조치 간 괴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 입구 상가 앞만 철거됐는지, 정류장과 주요 동선은 왜 여전히 막혀 있는지 설명이 없다"는 지적이다.

군은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사업주 측이 전체 구간 철거에 동의했는지는 불투명하다. 협상 조건은 문서화돼 있는지, 주민 누구도 명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1일 철망 휀스로 둘러싸인 고령시외버스정류장 모습. 김영우 기자

고령군의회 한 의원은 "군이 '정상화'라는 말을 내뱉은 이상,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지금처럼 일부만 철거하고 예산을 지급한다면, 그 책임은 행정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상가에서는 더 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은 "차라리 피해 상가에 직접 보상하고, 터미널 기능을 전면 재설계하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사유지라는 구조적 한계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렵고, 장기적으로 터미널 기능을 안정화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완전한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출발선은 끊은 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민들은 "군이 통행권 회복보다 사업자 설득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이제 고령군이 보다 강경하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