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손끝으로 보는 미술…다채로운 감각 전시의 향연

미술 전시를 관람할 때 관객은 한 번쯤 작품을 만져보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다. 두껍게 쌓아 올린 물감층이나 나무를 깎아 거친 질감을 살린 조각은 손끝에서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까?
부산현대미술관에서 5월 3일 개막한 기획전 ‘열 개의 눈’에서는 일부 작품을 만져볼 수 있다. 또 작품 설명은 헤드셋을 끼고 귀로 들을 수 있으며 수어로 진행되는 전시 투어도 마련됐다.
이 전시는 장애인을 포함해 고령자, 아동, 신체기능 약자 등 더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미술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 제목에서 ‘열 개의 눈’은 손가락을 눈에 비유한 것으로, 제목처럼 관객은 눈 대신 손가락으로 만지며 작품을 볼 수가 있다.
이를테면 김덕희 작가의 설치작품 ‘밤의 노래’는 공중에 뜬 푸른색 원형 형체 아래 손 조각들이 놓여 있다. 마치 손을 잡아 달라는 듯한 모양의 조각을 만지면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데, 이는 조각 속에 열선을 설치해서 만들어진 효과다.

이밖에 시각을 잃은 후 변화된 감각 체계로 인간과 동물의 위계를 허무는 상상을 작품으로 만드는 에밀리 루이스 고시오(미국)의 조각 설치 작품, 뇌출혈 이후 왼손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그룹 라움콘(한국)의 ‘한 손 프로젝트’ 등이 소개된다. 전시장 속 ‘감각 스테이션’에서는 만질 수 없었던 다른 작품도 축소 모형으로 만들어 촉감을 느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참가한 국내외 예술가 20명뿐 아니라 부산맹학교 저시력 학생들, 돌봄 단체의 발달 장애인과 복지사가 함께 ‘다른 감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전 프로그램’을 거쳐 완성됐다. 미술관 지하 1층 ‘극장을숙’에서는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큐멘터리 ‘실명에 관한 기록’과 시각 장애인 미술 애호가의 문화생활을 담은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 씨 예술을 보러 가다’ 등이 상영된다. 9월 7일까지.
부산=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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