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후] 사막 위에 핀 경건과 예술, 중동에서 만난 두 얼굴

강승구 2025. 6. 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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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최대 성지 순백의 '그랜드 모스크'...축주장 82개 면적
82개 돔, 1096개 기둥 등...규모감 느껴져
조약돌 형태 건축물의 사우디 '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성지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사진=강승구 기자
그랜드 모스크 옆에 조성된 거울 연못에는 모스크의 순백 외벽이 반사되고 있다. 사진=강승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담란 지역의 조약돌 형태 건축물의 사우디 '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 사진=강승구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성지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에 다가서자, 크기와 위용에 절로 걸음을 멈추게 됐다. 순백의 대리석 외벽과 82개의 돔, 1096개의 기둥은 시야에 한 번에 담기 어려울 만큼 장엄하게 펼쳐졌다.

축구장 82개 크기(면적 55만5000㎡)에 달하는 '그랜드 모스크'는 세계 최대 규모 모스크 중 하나로, 아부다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이슬람 신자들의 순례지다. 모스크는 UAE 초대 대통령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무슬림 국가 간 화합과 이슬람 세계의 연대를 기원하며 건립을 추진해, 11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07년 완공됐다.

모스크에 들어서기 전 마치 공항의 입국 심사처럼 복장을 점검하는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남성은 긴바지를 착용해야 하고, 여성의 경우 얼굴을 제외한 신체 대부분을 가릴 수 있도록 '아바야'를 입거나, 긴 옷과 스카프로 몸과 머리를 단정히 가려야 입장이 가능했다. 입장 직전, 관리 직원이 여성 방문객의 옷매무새를 여미며 "목 주변을 조금 더 가려 달라"고 주의를 주는 장면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모스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순백의 대리석이다. 백색은 이슬람 문화에서 순결과 미덕, 평화를 상징한다. 면적 16만5000㎡에 이르는 흰색 대리석은 첨탑과 돔, 외벽을 감싸고 있으며, 중동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 모스크를 더욱 빛나게 했다. 기둥은 중동의 상징인 대추야자 나무 형상을 본떴고, 끝단의 황금빛 장식은 양극산화 처리된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이슬람 건축과 정원의 전통을 담은 거울연못도 인상적이다. 모스크를 둘러싸듯 배치된 10개의 직사각형 연못은 각각 파란색 타일로 마감돼 있으며, 전체 수면 면적은 7000㎡에 달한다. 40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고요한 연못에 비친 모스크의 순백 실루엣은 잠시나마 열기를 잊게 했다.

대예배실로 향하는 로비 천장 곳곳에는 대추야자 열매에서 영감을 받은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이슬람 특유의 꽃무늬와 금색 메달 장식이 바닥의 카펫에 반사되도록 설계돼 내부 공간의 화려함을 더했다. 대예배실에 들어서자 고요함 속에 신성함이 느껴졌다. 거대한 카펫이 길게 펼쳐져 있었고, 7800여명의 신자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은 드넓었다.

모스크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끌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지만, 이곳에서는 포즈를 취한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 팔을 벌리거나,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드는 등 과장된 자세는 제지 대상이다. 이는 종교적 공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포즈를 취할 경우 경비 직원이 달려와 사진 삭제를 요구하거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고 현지 관계자는 전했다. 사진을 찍는 이들 대부분은 자세를 곧게 세운 채 조심스레 웃는 데 그친다. 그 절제된 모습 자체가 이곳 모스크만의 이색적인 풍경이다.

중동의 아름다움은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담맘 남쪽에 위치한 도시 담란에서도 느껴졌다. 고온의 사막 지대에 자리한 '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는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가 건립한 복합 문화시설이다. 저녁시간에 방문한 센터는 보랏빛 조경이 은은하게 라만 사막 한가운데서 신기루처럼 보였다

4개의 조약돌을 형상화한 건축물의 내부에는 도서관, 대극장, 영화관 등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문화 경험이 가능하다. 조약돌 형태의 건축물이 서로를 떠받치듯 연결된 구조는, 형태의 독창성과 사람과 공간을 잇는 의도를 동시에 드러났다. 외관을 감싸는 길고 유려한 강철 튜브 구조물 '강관 스킨'은 이곳 센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건축 요소다. 이 강관 스킨은 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중수를 수집·재활용해, 조경용 관수나 냉각 등에 활용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사우디=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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