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창시자' 검거 열쇠 찾은 경찰… 사이버범죄 막는 경찰서장으로
[편집자주]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2020년 5월, 경찰은 N번방 창시자 '갓갓'을 붙잡았다. 그 배경에는 사이버 수사의 대가이자 당시 경찰청 책임수사지도관이었던 정석화 동작경찰서장(사진·54)이 있었다. 정 서장이 갓갓 수사를 담당하던 경북지방경찰청에 파견된 건 2020년 3월 말. 이후 한 달여 만에 경북청은 갓갓 검거에 성공했다.
갓갓은 2018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텔레그램 방을 개설해 아동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최초 N번방 운영자다. IT기술 지식을 활용해 추적이 어려운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수년간 수사를 진행했지만 그는 검거 전까지 단 한 번도 용의자나 참고인 선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정 서장은 갓갓을 잡기 위해 20권이 넘는 수사 기록을 읽었다. 과거 10여개 수사기관에서 갓갓 검거에 실패한 뒤 작성한 기록으로, 한 권당 A4용지 10㎝가 넘는 분량이었다. 업무 시간에 다 읽을 수가 없어 3~4일 동안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 남아 모든 자료를 읽었다.
정 서장은 이 기록들이 갓갓 검거를 이끈 "성공적 실패"라고 말했다. 기록 속 개별적인 증거만으로는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지만, 해당 증거들과 경북청 수사 내용을 합쳤을 때 범인 검거를 위한 결정적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정 서장은 20년 경찰 생활을 하며 체득한 수사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다. 참고인 신분의 갓갓을 처음 만났을 땐 수사관의 직관으로 '이 사람이다'고 느꼈다. 과하게 방어적인 그의 태도가 수상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경북청과 한 달간 집중 수사를 펼쳐 범행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간접 증거를 모았다. 정 서장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근무할 당시 인연을 맺은 IT업체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증거를 모았다.
경찰은 갓갓을 소환조사하며 수집한 모든 증거를 제시해 몰아붙였다. 갓갓이 가장 위축된 순간, 조사 담당 수사관이 '너 갓갓이지'라고 묻자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맞다'고 답했다. 이틀간의 조사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정 서장은 그 순간 "함께 수사한 모든 경찰들의 고생이 떠오르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 서장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사이버 수사의 대가다. 2018년엔 국내 최초로 다크웹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를 검거했다. 2023~2024년에는 서울대병원, 대법원 전산망 등 정보 유출사건을 수사해 북한 해킹 조직의 소행임을 밝혀냈다. 국방부 등 주요 국가기관의 사이버 보안 자문을 맡고, 다크웹·가상자산 등 범죄추적을 위한 '사이버 범죄플랫폼 대응 특별전담조직'도 운영했다.
정 서장은 지난해 8월 동작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일선 경찰서로 돌아왔다. 경찰서장 주재 사이버수사 교육, 사이버범죄 예방 캠페인 등을 통해 전문 지식을 살려 동작구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디지털포렌식, 웹·이메일·메신저 서비스 관련 사이버 수사 기법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 서장은 "수사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직원들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사이버 범죄 근절을 위해 '청소년 딥페이크 근절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최근 피해 사례와 행위별 관련 법령, 예방 및 대처방법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경각심을 고취했다.
정 서장의 목표는 경찰의 사이버수사 역량을 강화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대부분 범죄가 사이버 분야와 연관이 있는 만큼 사이버수사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갖고 있는 모든 경험을 동원해 사이버범죄를 포함한 다양한 위험 요소로부터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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