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뒤집어졌나...핵(core) 물질이 지표에서 발견됐다고?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닫힌 계로 여겼던 지구, 열려있을 가능성
“지구 형성과 진화에 대한 통설 뒤흔들어”

연구진은 하와이와 갈라파고스, 아이슬란드 등 해양도열현무암(OIB) 지역에서 채취한 현무암과 피크라이트 시료를 분석했습니다. OIB란 해양판 위에 솟은 화산섬을 의미하는데요. 하와이처럼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섬들은, 맨틀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물질이 솟아오르며 생겨납니다. 이를 ‘맨틀 플룸(Plume)’이라고 합니다. OIB는 지구 깊은 곳, 즉 핵 근처에서 올라온 물질을 포함할 수 있어서 이곳의 돌을 분석하면 지구 내부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화산섬에서 채취한 돌(현무암)을 잘게 부수고 가루로 만들고 난 뒤 여기서 ‘루테늄’과 ‘텅스텐’과 같은 금속 물질만 분리해 냅니다. 이런 비유가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커피에서 카페인을 빼내는 것처럼요. 이후 이 금속의 동위원소를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지만 무게가 다른 원소를 의미합니다. 동위원소를 분석하게 되면 해당 원소가 포함된 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하와이에서 루테늄 동위원소가 특이하게 높은 돌이 발견됩니다. 동시에 텅스텐 동위원소도 특이한 부분이 발견됐는데, 이는 지구의 중심부, 즉 ‘핵’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물질과 일치하는 성질입니다. 일반적인 화산암에서 볼 수 없었던 흔적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하와이가 만들어졌을 때 단지 맨틀의 운동으로 만들어진 것 외에 핵에서 유래한 물질이 유입됐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핵과 맨틀의 경계층에서 솟아오른 마그마 기둥이 지표까지 도달했다”라며 “하와이는 지구 맨틀 최하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핫스팟 마그마가 분출하는 지역으로 이 지역의 마그마가 핵 기원의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 시작점은 핵과 맨틀의 경계부일 수밖에 없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지구 내부 [그림=위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1/mk/20250601071803664rdsj.png)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의 핵이 ‘닫힌계’라고 생각했습니다. 닫힌계란 외부와 단절돼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수십 억 년 동안 지구 핵에 고립되었다고 여겨졌던 물질이 실제로 맨틀, 나아가 지표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어서, 기존의 통설을 뒤집는 연구입니다.
예를 들어 ‘늦은 베니어 가설’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늦은 베니어 가설이란 지구가 만들어진 이후 중요한 물질이 나중에 덧붙여졌다는 이론입니다. 45억년 전 수많은 먼지와 돌이 충돌하면서 지구는 점점 커졌고, 이때 무거운 금속(철과 니켈 등)은 중심으로 가라앉아 핵이 되고, 그 위에 맨틀이 생깁니다.
핵이 만들어질 때 귀금속, 즉 금이나 백금 등은 다 핵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표면에는 이러한 귀금속이 많습니다. 따라서 “핵이 만들어지고 외부에서 운석과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지표면에 귀금속이 생겼다”라는 게 늦은 베니어 가설입니다. 그런데 핵이 지금도 특정 원소를 내보낼 수 있다면 귀금속의 기원을 외부에서만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이는 화산활동을 비롯해 판 구조, 맨틀 대류 등 지구의 동력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결론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구 외의 다른 행성도 이러한 물질교환이 있었는지, 이러한 특성이 지구에서만 나타나서 생물 친화적인 환경을 만든 것은 아닌지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 성과를 두고 “단순한 화산 지질학적 관찰을 넘어 지구 형성과 진화의 큰 틀을 재조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지구의 금속 핵은 약 40억년 전 형성됐고, 이후 운석 충돌 등 외부 기원을 가진 물질이 맨틀과 지각에 축적됐습니다.
따라서 이들 층은 각각 서로 다른 동위원소 서명을 가지고 있으며 루테늄은 그러한 차이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원소 중 하나입니다. 포레스트 호턴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박사는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이번 데이터는 맨틀과 지구 역사에 대한 지구 화학 커뮤니티의 인식을 뒤흔드는 강력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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