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이재욱 "체지방률 5%대로 관리해…대역 없이 검술액션 소화해 뿌듯"[인터뷰]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이재욱이 사극을 하면 다르다. 187cm의 훤칠한 키에 동양적인 마스크는 그 자체로 고풍스러운 그림이 되고, 깊고 낮은 목소리는 인물의 서사를 더욱 짙게 만든다.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환혼' 등 전작에서 대부분의 액션 신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몸 잘 쓰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재욱은 '탄금'에서도 대부분의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비주얼에 액션까지 두루 갖춘 그가 사극과 만나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뛰었다.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 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이재욱은 기억을 잃고 돌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인 홍랑 역을 연기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이재욱은 작품만큼이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배우였다.
"처음 '탄금'이라는 작품을 받았을 때는 고사를 했어요. 예전에 찍었던 '환혼'을 너무 긴 호흡으로 찍어서 당분간은 사극을 안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이 저에게 5~6 페이지 정도 되는 편지를 써주셨어요. 저의 처음 데뷔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시고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해주셨어요. 홍랑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써 주셨는데 제가 해외에서 보고 울었어요. 나를 이렇게 좋게 봐주시고 디테일하게 담아줄 수 있는 작가님이 계시는데 내가 뭐라고 이 작품을 안 할까 싶더라고요. 사실 사극은 워낙 제약이 많아요. 한복이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덥거든요. 컨디션 제약이 많다 보니 연기를 할 때 알게 모르게 데미지를 많이 받아요. 그리고 서울에서는 찍을 공간이 없다 보니 길게는 4~5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결과적으로는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작업인 거죠. '환혼'을 찍고 당분간은 한복을 안 입고 싶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한 것 같아요. 힘들기는 했지만 이렇게 보람찬 작품이 나올 수 있다면 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
홍랑은 감정적으로도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었다. 이재욱은 "가슴 아픈 캐릭터였다"는 말로 그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다. 초반에는 누구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비밀스러운 정체를 지녔고, 이후에는 양반집 액받이로 자라 '휘수(찢을 휘, 목숨 수)'라는 이름 아래 잔혹한 운명을 짊어진 과거가 밝혀지며, 그의 인생이 얼마나 기구했는지를 보여줬다.
"홍랑이 과거에 고문을 받고, 문신이 새겨지고 안 좋은 환경에 처하는데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했을 때는 홍랑의 감정을 10%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잖아요. 감정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나고 나니 후회스러운 모습이 많아요. 연기를 하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계속 쏟아내다 보니 이런 감정이 계속되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다 찍고 나니 보람찬 건 있었지만요.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작품이 저에게 '잘 맞는다', '아니다'를 떠나서 연기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감정의 깊이뿐 아니라 몸을 던지는 액션 역시 '탄금' 속 이재욱을 빛나게 했다. 그는 대부분의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극의 긴장감을 이끌었고, 날렵하면서도 절제된 동작으로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완성했다. 높은 완성도를 위해 체력과 몸 상태를 철저히 조율했고, 특히 노출이 많은 장면이 포함된 만큼 외적인 준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액션의 90% 이상은 직접 뛰어서 찍었어요. 산에서 촬영하는 장면들이 정말 힘들었는데 크레인에 올라 찍는 과정 자체의 부담감도 컸죠.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고생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그런 부분 때문에 더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기도 해요. 위험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대본을 보는 것만큼이나 액션이 집중을 많이 했어요. 촬영 들어가기 몇 달 전부터 주에 한 번씩은 액션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던 기억이 있어요. 상처나 문신이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수 있는 캐릭터라서 사전에 몸을 관리하며 준비를 하기도 했죠.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어떤 배우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몸이 썩 좋지는 않아서 부담감에 대한 제 노력이 잘 담겼을지 모르겠지만요. 몸을 만드는 건 덜 먹고 운동을 무조건 하려고 했어요. 체지방률을 5%까지 줄였죠. 힘들다기보다는 캐릭터의 아픔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잘 잡아주신 것 같아요. 사실 후반부에는 뭔가를 먹고 액션을 하는 게 스스로 불편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밥을 안 먹고 밤샘을 몇 번씩 하다 보니 살이 저절로 빠진 것도 있어요."

'탄금'은 다양한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서사를 따라가지만, 그 중심을 지탱하는 건 이재욱과 조보아의 탄탄한 로맨스다. 남매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묘한 감정선을 걷고, 후반부 홍랑의 정체가 드러나며 자연스레 로맨스로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금기된 감정을 정제된 톤으로 담아낸 이재욱과 조보아의 호흡은 작품의 가장 짙은 감정선을 만든 핵심 중 하나다. 함께 연기며 쌓인 신뢰는 자연스럽게 화면 속 호흡으로도 이어졌다.
"보아 누나는 제가 현장에서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포인트가 많은 배우였어요. 전날 액션을 찍으면 '몸 괜찮아? 아픈데 없어?' 하고 연락이 와요. 그런 부분에서 소속감을 많이 느꼈어요. 또 누나의 친절한 에티튜드에서 저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현장에서 잘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누나가 저에게 '천사 같다'는 표현을 해주신 것 같아요. 보아 누나는 제 생각에 1부터 10까지의 슬픈 감정이 있다면 이걸 다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데뷔한 이재욱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며, '어쩌다 발견한 하루', '환혼', '환혼: 빛과 그림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흡입력 있는 존재감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 '탄금'에서는 미스터리와 멜로가 교차하는 서사에서의 감정을 유연하게 조율하며 시청자들을 깊은 몰입으로 이끌었다. 이재욱은 이러한 몰입도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현장의 감정'을 꼽았다.
"스스로 날 것의 감정을 좋아해요.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주변에서도 그런 에너지를 좋게 봐주실 때가 많아요. 미리 준비하기보다는 연기 도중 나오는 대로 표현할 때가 있는데 그걸 어떤 감독님은 입체적이라고 표현해 주시더라고요. 대사는 툭 치면 나올 정도로 외워서 가니까 현장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무게를 느끼다 보면 '나도 이 숲에서 나무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요. 혼자 튀기보다 같은 나무가 돼서 부담감을 즐기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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