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면 안 되나, 고졸이면 부족한가”.. 유시민 발언, 선거판 흔든 한 문장

대선을 사흘 앞둔 지금, 가장 많은 유권자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 한 정치인의 공약도, TV토론도 아닌 ‘유시민의 한마디’입니다.
“설난영 씨는 제정신이 아니다.” 발언은 빠르게 번졌고, 유권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차별의 언어로, 누군가에겐 시대착오적 프레임으로 들렸습니다.
‘젠더’와 ‘학력’이라는 두 민감한 감수성을 동시에 건드린 이 발언은, 지금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과 정서를 기준 삼아 표를 던지려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논란은 곧바로 정치적 책임과 전략의 문제로 이어졌고, “최소 50만 표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 각 후보의 대응 방식은 유권자의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검증받고 있습니다.
■ “공중에 떠 있다” 그 말, 유권자는 다르게 받아들였다
지난 28일, 유시민 작가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언급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에 올라갔다”, “공중에 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의도는 남편에 대한 과도한 존경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였지만, 발언은 즉각적으로 젠더 비하와 학력 비하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여성’이라는 배경이 강조된 점이 비판의 핵심이 됐고, 정치권은 물론 젊은 층 유권자 사이에서도 거센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유 작가는 “표현이 거칠었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사과의 진정성과 충분성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 “최소 50만 표 날아갈 것” 주장.. 여론 반전 노림수인가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출신인 장성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자신의 SNS에 “기술고·전문학교 학생들에게 유시민의 발언은 칼보다 깊은 상처”라고 지적하며, “젠더와 학력 차별에 대한 반발이 커질 경우, 이재명 후보에게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이번 논란으로 최소 50만 표가 날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파장의 실질적 정치 효과를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 통계 기반보다는 선거 후반 판세에 미치는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 김문수 “학벌로 사람을 재지 말라”.. 프레임 전환 시도
김문수 후보는 30일 강원 유세에서 해당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도 상고 출신이었다”며,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영부인이 될 수 없다는 건 낡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그는 ‘제 아내가 자랑스럽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공개하며 정서적 호소에 나섰고,
학벌 중심 사회에 대한 비판을 앞세워 이번 논란을 오히려 ‘역공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 이재명 “사과로 충분했을 것”.. 선 긋기와 진화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시민 작가가 사과했다면 국민들께서 용서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빠른 진화에 나섰습니다.
직접적인 비판이나 거리는 두지 않으면서도, 사태 확산을 차단하려는 신중한 행보로 읽힙니다.
그러나 유 작가가 민주당 외곽 지지층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완전히 수습되지 않을 경우 캠프 자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유권자가 지켜보는 건 ‘사과’보다 ‘기준’
이번 논란은 단순히 발언 실수가 아닌, 정치인이 갖춰야 할 언어 감수성과 시대 인식 수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학력과 성별이라는 민감한 기준을 공적 인물 평가에 적용하는 것이 여전히 정당한가에 대한 사회적 반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들은 발언 그 자체뿐 아니라 이후의 대응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발언자의 지위보다, 드러난 인식과 태도에 주목하는 유권자 판단 흐름을 보여줍니다.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그런 점에서 선거 막판의 기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50만 표’라는 수치는 다분히 상징적이지만, 지금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민감한 감수성을 각 후보가 어떻게 책임 있게 다루고 있는가입니다.
정치적 결과는 결국, 그 태도와 대응의 총합 위에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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