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셰르파’ vs ‘아리온스맷’ 다목적무인차량 불꽃 경쟁… 방사청 “제안서 수정 요청 없어” 7월 최대성능확인

정충신 선임기자 2025. 5. 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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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제안서 수정’ 요청도 검토도 없었다…최대성능 비교평가해야”
한화에어로 “제안서 우선 평가, 각자 공인 기관서 받은 성적으로 차량 성능 퍙가”
현대로템이 개발한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 현대로템 제공

방위사업청의 496억원대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사업’이 선정 방식을 둘러싼 각종 잡음 속에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정상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최대성능을 공정하게 평가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책회의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잡음이 일었던 ‘제안서 수정’ 논란과 관련해서는 방사청 내부 검토는 물론 애초에 특정업체의 요청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최근 다목적 무인차량 구매 사업의 최대성능확인 절차를 이르면 7월에 진행하기 위해 6월 중으로 업체들을 불러 모아 최대성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다소 지연된 만큼 업체 간 의견 접점을 찾고 신속히 무인차량 전력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긴급공고로 시작된 이번 구매 사업은 마지막 평가 단계였던 다목적 무인차량의 최대성능 평가 방식을 두고 입찰 참여 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간 이견이 생기면서 잠시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방사청이 지난달 두 업체 무인차량의 최대속도, 최대항속거리 등 6개 항목에 대해 최대성능을 시험하되, 이 시험 결과가 각 업체가 입찰 제안서에 적어낸 수치를 상회할 경우 이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달하면서 선정방식을 둘러싸고 두 업체 간 이견이 노출됐다.

현대로템은 여기에 반대 의견을 냈다. 각 업체가 제안서에 기재한 수치는 각기 다른 사설인증기관의 입회 하에 전혀 다른 장소에서 개별 진행된 평가 결과인만큼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기 때문이다. 제안서에도 최악의 환경에서도 군이 원하는 작전요구성능(ROC)을 넉넉하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의 수치를 적어냈다는 것이 현대로템측 주장이다. 또한 제안요청서 어디에도 ‘최대성능’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통상 방사청의 무기 획득 사업은 최저성능만 충족하면 가격 협상으로 도입 여부가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최대성능을 내어놓으라는 방사청의 공식 문서상 지시가 없었다면, 업체 입장으로서는 굳이 최대성능을 뽑아낼 유인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 입장에서는 방사청이 직접 차량의 최대성능을 비교 평가하고 결과에 반영하는 단계가 있다는, 특수한 사업이라는 점을 초기부터 안내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게다가 설령 최대성능을 제출하라는게 제안요청서에 정확히 기재돼 있었다면, 그건 그 자체로도 문제”라며 “입찰 시험평가를 목전에 두고 단 2대밖에 없는 구매시제 장비를 소위 ‘오버 출력’으로 고장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최대성능을 가져오라고 지시하는 게 과연 합당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측은 최대성능확인 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이 민간의 고도화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군에 빠르게 도입하고자 마련된 신속시범획득사업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무인차량을 최초로 제안한 현대로템은 신속시범획득사업자가 된 이후 2대의 무인차량을 육군에 납품해 한반도 지형에서 임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는 군에서 다목적 무인차량의 정식 전력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번 사업의 공고를 내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실제 방사청 역시 이번 사업 공고 전에 무인차량의 기술력과 성능을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별도 비용까지 들여가며 외부 전문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할 정도로 입찰 평가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에 최대성능을 시험하는 별도 절차가 처음부터 마련돼 있었던 만큼 ‘기술’을 중시하는 본래 사업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이 직접 나서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무인차량의 최대성능을 비교 평가해 그 최대 수치를 결과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미 제안서에 최대성능을 적어 낸 것으로 알려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제안서를 우선해서 평가하는 것이 무기 획득 절차의 관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굳이 방사청의 실물 비교 평가까지 할 필요 없이 이미 각자 공인된 기관에서 받은 성적으로 충분히 차량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병력과 함께 작전을 수행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문제는 방사청이 공정한 최대성능 평가를 하기 위해 법무검토 의견을 기다리던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추측이 제기되면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최첨단 장비를 군에 도입하겠다는 사업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대로템 측이 제안서를 다시 수정해 재제출하는 방안을 방사청에 요청했고, 방사청은 이를 수용해 기존 관례를 깨면서까지 제안서 수정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방사청과 업계에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사청이 최대성능확인 평가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법무검토를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사업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안서 수정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만큼 방사청 내부에서도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 관계자 역시 “우수한 장비를 선정하기 위해 최대성능확인 수치를 평가에 반영해달라고 일관되게 요청한 것이지 제안서 자체 수정은 가능하지도 않고 요구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안서 평가는 시험평가를 실시할 ‘대상 장비’로 적절한지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지 가장 우수한 장비를 선정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최대성능 평가를 해야 할 시점인데,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 이미 평가가 종료된 제안서로만 우수한 장비를 평가하는 건 절차상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방산업계는 앞으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방사청이 다음 달로 예정된 회의에서 두 업체가 납득할 만한 합리적 평가 조건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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